文/詩

꽃 - 백무산

同黎 2013. 11. 27. 01:35

 

                                                           백 무 산

 

내 손길이 닿기 전에 꽃대가 흔들리고 잎을 피운다

그것이 원통하다

 

내 입김도 없이 사방으로 이슬을 부르고

향기를 피워 내는구나

그것이 분하다

 

아무래도 억울한 것은

네 남은 꽃송이 다 피워 내도록

들려줄 노래 하나 내게 없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내 가슴을 치는 것은

너와 나란히 꽃을 피우는 것은 고사하고

내 손길마다 네가 시든다는 것이다

 

나는 위험한 물건이다

돌이나 치워주고

햇살이나 틔워 주마

사랑하는 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