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일본 여행기 6차

폭설의 간사이 - 4일 우지2 (호조인宝蔵院, 반쇼인萬松院)

同黎 2014. 6. 13. 02:52



다시 미무로도역으로 돌아와 오바쿠역으로 갔다.

본격적으로 목적지인 호조인(보장원)에 가기 전 오바쿠역에 앉아 샌드위치로 못다 채운 배를 마저 채운다.

내가 왜 이러고 사나 한탄하는 중


역에는 눈이 펑펑 내린다.


5분 정도 걸어 만푸쿠지(만복사) 앞까지 가서 그 쪽으로 들어가지 않고

왼쪽 골목으로 조금 들어가면 만푸쿠지의 탑두들이 늘어서 있는데 거기에 호조인(보장원)이 있다.

문 앞에 이렇게 철안판 일체경판목이 있다는 표지판이 서 있다.

일본 명조체 문자의 원류라고 한다.


황벽판대장경(소위 철안판대장경)이 있다는 표지


호조인의 산문으로 들어간다.

호조인(보장원)은 1669년 황벽종 승려인 철안 도광(테츠겐 도코)가 대장경을 만들고

인쇄할 곳을 건립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1678년 이 대장경을 완성하였다.

현재 절 뒤쪽에 현대식 경판고를 건립하여 보관하고 있으며 경판의 대부분이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경판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에서 하겠다.


노준석은 셀카


경내에 들어가니 지장보살님이 보이고


본당 옆으로 장판고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인다.

그런데 눈이 가득 쌓여서 올라기가가 참 어려워 보인다.


겨우 겨우 올라가니 문이 보이는데 닫혀있다.

관람은 10시부터 된다고 분명히 알고 있었는데... 여기까지 왔는데 못 보는 건가 멘붕이 되어서

일단 스님이 있을 것 같은 아래로 다시 내려가보기로 했다.


절로 내려가 초인종을 몇 번 누르니 스님이 나타나셨다. 

이런 폭설이 내린 날 누가 찾아올 것이라고는 생각치도 못하셨는지

미안하다고 하시며 열쇠를 들고 나와 문을 열려고 하시는데...

안 열린다....

결국 다른 분이 와서야 문을 열 수 있었다.. 에고


입장료는 300엔


인쇄 중이라는 팻말이 달려 있는데... 이 때까지만 해도 뭔 말인가 했다.


경판고를 건립한 기록


문을 열고 들어오니 일본 특유의 난방이 안 되는 건물의 썰렁함과 먹냄새가 물씬 풍겨온다.

그리고 2층에 걸쳐 쌓여있는 엄청난 양의 경판들이 눈에 들어왔다.

사진촬영은 된다.


그리고 이 경판은 지금도 모두 인쇄 중이었다.

여기가 인쇄하는 자리... 대단하다.


인쇄하는 자리


이것이 철안판 대장경

본래 총 7334권이었는데 현재는 6956권, 약 6만 매의 경판이 남아 있다.

중국의 만력판 대장경을 토대로 하여 새겼다고 하는데 특이하게 경판 1면에 책 2면이

새겨져있는 일반적인 경판과 달리 경판 1면에 책 4면이 새겨져있어 일반적인 경판보다 길다. 

다만 철안판 대장경은 고려대장경이나 다른 경판과는 달리 만력판에 일본의 밀교계 경전을

일부 포함시켰을 뿐, 대장경을 만들 때 이루어지는 분류와 교정 작업은 이루어지지 않아

학술적 의미는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주지스님이 대장경에 대해서 설명해주시는 중


2층에 올라가니 바로 철안 도광(테츠겐 도코)의 목상이 모셔져있다.


뒤에는 보장이라는 글씨가 있는데 무려 미불의 글씨라고 한다.

미불이라면 송나라 서예가 중에서도 손꼽히는 이이고, 더욱이

진품이라면 엄청난 물건일텐데 주지스님이 미불이 누군지 모른다고 했다.


허허 이 보물이


반대편에는 동진보살(위태천)이 모셔져있다.


2층에서 내려면 경판고

장관이다.


한쪽에 있는 호조인의 과거 사진

가운데 철안선사의 묘를 두고 좌우 양쪽으로 긴 경판고를 두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경판고를 부셔버리고 콘크리트로 새로 지었다.

정말 아깝다.


2층 전경


인쇄한 상태


경판고를 나와 뒤쪽 언덕으로 올라가니 철안선사의 무덤이 보인다.

좌우에는 엄청난 무덤들이 있었는데... 아마도 절의 수입이

거의 장례이다 보니 경판고를 부신 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

다시 한 번 생각해도 아깝다.


테츠겐(철안) 선사의 부도(탑)는 교토부 지정문화재이다.


호조인의 이름이 된 보장은 천황이 내려준 시호이기도 하다.


묘 수리 기부자를 적은 비석


묘의 전경

6각형 목조건물 안에 모셔져있다.


비석


육각형의 부도


호조인을 나와 다시 역 쪽으로 가는 길

용흥원이라는 다른 탑두가 보인다.


역 앞에 있는 반쇼인(만송원)

만푸쿠지(만복사)의 주지를 역임한 스님들이 퇴임한 뒤

거처할 곳을 하나씩 만들고 문도를 가르쳤던 곳이 탑두가 되었다.

반쇼인도 그런 곳이다.


반쇼인의 본존 금성부동명왕의 표석


부동당

여기 올라가다가 계단에서 미끄러져 버렸다.


부동당 내부


가운데는 금색의 부동명왕이, 오른쪽엔 만송선사의 목상이, 왼쪽에는 노 가면이 모셔져있다.

무슨 사연이 있는 것 같은데...


뒤에는 개산 스님의 묘가 있다.


천광탑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역시 부도 형식이다.


교토부 지정문화재


천광탑의 전경


반쇼인을 나와 오바쿠역으로 가는 길

눈을 피해 실내 상가를 통과했는데 전부 장사를 그만뒀는지 적막하다.


완전히 망한 가게들


유일하게 문을 연 반찬가게

홀로 손님을 기다리는 할머니가 참 쓸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