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詩

너무 많이 사랑해 버린 아픔 - 김동규

同黎 2014. 6. 1. 15:20

너무 많이 사랑해 버린 아픔


                                         김동규


딱, 고만큼만 사랑하려 했었다

때로는 잊고 살고 그러다 또 생각나고

만나서 차 마시고, 이따금 같이 걷고,

그리울 때도 있지만 참을 수 있을 만큼

고만큼만 사랑하려 생각했었다

 

더 주지도 말고 더 받지도 말고

더 주면 돌려받고 더 받으면 반납하고

마음 안에 그어 놓은 눈금 바로 아래 만큼만

나는 너를 채워두리 마음먹었다

 

우연히 주고 받은 우리들의 생각들이

어쩌면 그리도 똑같을 수 있느냐고,

약속한 듯 마주보며 행복하게 웃을 만큼

고만큼만 너를 사랑하려 했었다

 

너의 안부 며칠째 듣지 못 해도

펄펄 끓는 열병으로 앓아눕지 않을 만큼

고만큼만 나는 너를 사랑하려 했었다

딱, 고만큼만

딱, 고만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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