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일본답사 기본상식

일본답사 기본상식 11 : 신도와 신사5 - 신사의 구조와 건축

同黎 2018. 7. 27. 05:17

4-5. 신사의 구조와 건축

 

마지막으로 신사의 건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신을 모시는 신사는 많은 경우 새로 증축을 합니다. 신을 편하게 모셔야 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찰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래된 건물이 적은 편입니다. 또한 중심이 되는 건물인 본전을 중심으로 하는 배치가 비교적 단조로워서 사찰에 비해 크게 볼 것이 없다는 인상도 줍니다. 신불분리 이전에는 신사 안에도 다양한 건물이 있었지만 신불분리 이후 불교식 건축물과 조각 등이 제거되면서 결과적으로는 더욱 단조로운 구조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다만 우리가 일본 신도에 대해 모르는 것도 많기 때문에 신사에 가도 별 흥미를 못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제 간략하게나마 신사의 건축과 구조에 대해 살펴보면서 신사란 구체적으로 어떤 곳인지 알아보겠습니다.

 

기본구조

일본에는 85천 곳의 신사가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등록되지 않은 곳까지 합치면 십여만 곳이 될 것이라고 하니 일본에 얼마나 많은 신사가 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신사가 있고, 또 지역별, 신앙별로 신사의 건축이나 구조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구조를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대략적인 일관성은 가지고 있는데 간략하게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신사는 신을 보신 본전(本殿)과 참배를 위한 배전(拜殿)을 중심으로 구성됩니다. 그리고 신사의 입구에는 일본 신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도리이(鳥居)가 서 있습니다. 본전과 도리이를 잇는 축을 중심으로 기타 부속 건물들이 서 있습니다. 큰 신사의 경우 도리이를 지나 목조로 된 문이 하나 더 서있는 경우가 있으며 본전과 배전을 둘러싼 회랑이 있기도 합니다. 또한 배전이 여러 개가 있거나 본전 뒤편에 별도의 신앙 공간이 있기도 합니다. 도리이에서 본전까지 가는 길을 참도(參道)라고 합니다. 참도의 중심은 신이 지나는 길이며 약간 측면을 걸어가야 합니다.

참도의 좌우에는 몸을 정결히 하기 위한 물이 나오는 테미즈야(手水舎)가 있으며 신에게 바친 거대한 신주(神酒)를 올려놓는 곳이 있기도 합니다또한 좌우에는 신도들이 봉납한 석등이 가득 서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런 석등을 등롱(燈籠)이라고 합니다. 그 밖에 손님이나 참배객들을 위한 사무소(社務所)와 객전(客殿)이 있습니다. 한 켠에는 신도들이 소원을 적은 에마(絵馬)가 달려있고, 신도들이 바친 보물을 보관하기 위한 창고도 있습니다. 본전 주변으로는 작은 신사들이 여러 곳 딸려 있습니다. 본전을 참배한 신자들은 이 작은 신사들을 돌며 본전에 모신 신 이외에 다른 신들에 대한 참배도 합니다. 이것이 통상적인 신사의 구조입니다.

 

기본적인 신사 경내도



여러가지 신사의 경내도



참도와 좌우의 석등롱

도리이(鳥居)와 문

도리이는 신사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일종의 문입니다. 신의 구역과 인간의 구역을 나누어주는 역할과 동시에 신성한 구역으로 잡된 것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결계(結界)의 역할을 합니다. 일본에서는 거의 모든 신사 앞에 도리이가 있기 때문에 도리이를 신사의 기호로 사용합니다. 종종 불교사원에서도 발견되곤 합니다. 도리이 너머의 세계가 바로 신의 영역을 의미합니다.

도리이는 일반적으로 두 개의 기둥에 두 개의 들보를 얹어 연결해놓은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지붕은 따로 없지만 도리이 윗부분의 형태에 따라 유형을 분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어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크게 구분이 되지는 않습니다. 주로 나무로 만들어 때가 되면 교체하기도 하지만 돌이나 청동으로 만들어 수 백 년을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도리이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아직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단순히 나무를 묶어 출입구를 표시하던 것에서 발생했다는 설도 있으나 인도 고대 불탑(佛塔)의 입구 모습, 중국의 전통적인 문인 패루(牌樓), 한국의 홍살문을 본땋다는 설이 각각 존재합니다. 또한 새가 머문다는(鳥居) 이름에서 한국 등에서 보이는 솟대와 같이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새를 상징한다는 설이 있는 한편, 단순히 일본 고유의 건축용어를 한자로 표현했을 뿐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석조 도리이


바다에 서 있는 이츠쿠시마신사의 목조 도리이


도리이 좌우에는 보통 고마이누(狛犬)라고 불리는 한 쌍의 개 모양의 조각상이 서 있습니다. 부정한 것을 물리치기 위한 것으로, 나라시대부터 있었다고 합니다. 이름이 고구려를 뜻하는 고마(高麗)와 비슷하기 때문에 한반도에서 건너간 것으로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아직 뚜렷한 정설은 없습니다. 고마이누 대신 여우나 원숭이 등 모신 신에 따라 다른 신사(神使)를 배치해 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 좌우에 서 있는 고마이누


작은 신사는 신사 앞에 도리이가 하나만 있지만 큰 신사의 경우 두 세 개가 있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리고 도리이 외에 나무로 된 문을 두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도리이 외에 신사에서 볼 수 있는 문은 보통 신문(神門)이라고 부르는데 여러 형식이 있지만 여기서 살펴볼 것은 누문(楼門)과 수신문(随身門)입니다. 누문은 2층의 문으로 문 위에 누각이 있는 것는 건물을 특합니다. 수신문은 문 좌우에 수신(随身 즈이신)이라고 부르는 무사 차림의 신상이 모셔진 문입니다. 수신(즈이신)은 본래 귀족이 천황이나 고위 귀족이 행차할 때 주변을 따르는 고급 경호대를 뜻합니다. 이들을 본따 신을 수호하는 하위신을 문 좌우에 모셔놓는데 이를 문수신(門守神) 혹은 실대신(矢大神), 좌대신(左大神)이라고 부릅니다. 관복을 입고 활과 화살을 갖춘 채 앉아 있는 모습이 많습니다. 사찰의 인왕문을 흉내낸 것으로 보입니다.


누문


닛코의 동조궁에 있는 수신상

 

본전(本殿), 신전(神殿)

본전 혹은 신전은 신사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공간입니다. 이곳에는 신을 상징하는 신체(身體)를 모시는 가장 신성한 공간입니다. 아무나 함부로 들어갈 수 없으며 신관 중에서도 상위 신관들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곳에 따라서는 신관조차 정해진 기간 외에는 들어갈 수 없는 곳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신체만 모시기 때문에 참배하는 다른 건물보다는 작은 경우가 많으며 다른 곳과 분리하기 위해 주변을 담으로 둘러쌓아 놓았습니다. 담으로 둘러싸인 신의 발길이 닿은 곳이라 하여 금족지(禁足地)라고 합니다. 본전 지붕 위에 하늘 위로 솟은 치기(千木)이라는 구조물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신을 받아들이는 구조물입니다. 또한 본전은 바닥이 높아 땅으로부터 멀리 떨어져있어 실질적으로 2층 건축의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본전 혹은 신전의 형태는 고대 건축형태를 그대로 물려받은 것이 많습니다. 또한 지역에 따라서나, 모시는 신에 따라 지붕 등의 형태가 달라집니다. 이러한 본전의 건축양식에 따라 신사의 건축양식을 몇 가지로 나누기도 합니다만, 이 부분은 일본인들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하겠습니다. 다만 지붕에 기와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과 장식을 하되 검소하게 하는 특징을 지닙니다.


타마가키(옥원, 玉垣) 신사, 신역 주위에 두르는 울타리를 가리키며, 미즈가키(서원, 瑞垣)라고도 부릅니다. 신사를 건축하는 과정에서 건물 부지들이 점차 넓어지면서, 동시에 경계가 애매해진 현세와 신계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짓기 위해 만든 석조 울타리 등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신사에 따라 이런 울타리가 여러 겹 둘러져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 따라 명칭이 구별됩니다. 제일 안쪽의 경우는 미즈가키, 바깥의 울타리는 이타가키(판원, 板垣), 제일 바깥쪽의 울타리는 아라가키(황원, 荒垣)라고 하며, 그 외에도 나카가키(중원, 中垣), 우치가키(내원, 内垣) 등 다양한 예가 있습니다. 신사들마다 이런 용어들을 혼재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개 제일 안쪽의 울타리는 미즈가키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도쇼구 등 일부 신사에서는 이런 울타리를 스키베이(透塀, 투병)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니시나신메이궁(仁科神明宮) 본전

 

*신체(神体) : 신체라는 것은 신이 깃들여 있는 물건입니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는 나무로 깎은 목패(木牌)에 신위(神位)의 이름을 쓰는 위패(位牌)를 사용하지만 일본에서는 사찰에서만 위패를 쓸 뿐 신사에서 신체로 위패를 모시는 경우는 없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위패는 심하게 훼손되지 않은 한 절대로 바꾸지 않거나, 아예 종이로 만들어 제사가 끝난 후 태워버리지만 일본의 경우 신체는 신이 일시적으로 머무르는 물건이기 때문에 몇몇 신체=신인 신사를 제외하면 교체가 가능합니다.

신체의 종류는 크게 자연물, 신상(神像), 기타 거울 등 물건의 세 가지로 나뉩니다. 먼저 자연물에는 산이나 바위, 폭포 등이 속합니다. 이런 신체를 모시는 신사는 고대 자연 숭배 신앙에서부터 시작된 신사로 당연히 신체를 교체할 수 없습니다. 또한 신사에 따라서는 본전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본전이 생긴 지금도 신이 머물었다고 믿어지는 나무나 바위 등은 요리시로()라고 부르며 금줄을 쳐 놓았습니다.

또한 과거에는 신이 사람에게도 내린다고 생각했는데 신을 모실 수 있는 사람을 대단히 건장한 남자만 가능하다고 믿었습니다. 그러한 남자를 뽑는 과정이 바로 스모였고, 스모의 최종 우승자인 요코즈나(横綱)는 본래 신을 모시는 남성이었습니다. 요코즈나는 허리에 금줄을 두르고 있는데 이는 신이 머물렀다는 증표입니다.

신도가 고대 자연 숭배의 수준을 벗어나면서 다른 물건들에 신을 모시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대표적으로 천황의 삼종신기는 모두 신사의 신체이자 신 그 자체입니다. 그 밖에도 신이 직접 사용했다는 무기나 거울 등을 신체로 모시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이후 신을 모시는 몸으로써 여러 가지 물건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아마테라스로 대표되는 태양 숭배가 성행하면서 거울이 가장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지금 신체로는 거울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이후 불교의 영향을 받으면서 불상처럼 신상을 만들어 신체로 모시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신상은 주로 헤이안시대부터 생겨난 것으로 생각되는데, 승려의 모습으로 만든 것도 많았습니다. 이러한 신상은 오래되면 교체되곤 했습니다. 현재는 신불분리의 여파로 신상을 모시는 경우는 별로 없고 거울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이세시마 앞바다의 부부암


이와야신사의 바위 신체


스모의 우승자인 요코즈나


스가와라노 미치자네의 신상


가장 흔한 신체인 신경(神鏡)

배전(拝殿), 폐전(幣殿)

본전과 함께 신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물은 배전입니다. 배전은 이름 그대로 참배하는 공간을 의미합니다. 대다수의 의식이 바로 이곳에서 치뤄집니다. 많은 신사의 경우 본전 앞에 배전이 있는데, 사람들이 밧줄을 흔들고 돈을 던지며 기도하는 곳이 바로 배전입니다. 보통 본전은 배전으로 가려져 있어 잘 보이지 않아 배전을 본전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배전에는 앞에 돈을 던지는 새전함이 놓여져 있고, 참배자들이 흔드는 굵은 밧줄과 큰 방울 혹은 징이 달려있는데, 이 방울이나 징을 와니구치(鰐口)라고 합니다.

폐전(幣殿)은 신에게 바치는 폐백(幣帛)을 올리는 공간입니다. 보통 본전과 배전 사이에 위치하거나 따로 없이 배전에 폐전의 기능을 합쳐 놓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부 신사에서는 이시노마()라고 하여 본전과 배전을 이어주는 공간으로 폐전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폐전이 따로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본전과 배전, 폐전이 따로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본전과 배전은 바로 지붕을 맞대고 있습니다. 때로는 본전과 배전이 합쳐져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경우 이 건물을 통틀어 사전(社殿)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신사의 규모가 큰 경우 본전에서 떨어져있는 외배전(外拝殿)과 본전 가까이 있는 내배전(内拝殿)의 두 개의 배전을 두기도 합니다. 앞서 본전의 형태에 따라 신사의 건축양식을 구분한다고 했는데, 본전과 배전의 배치에 따라서도 건축양식을 구분하기도 합니다.

 

오미와신사의 배전


우지가미신사의 배전



●권현조(権現造) 신사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배전과 본전이 하나의 건물로 붙어 있는 신사건축을 권현조라고 합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모신 도쇼구라는 일련의 신사에서 처음 나타나는데, 이때 이에야스가 받은 신으로서의 칭호가 동조대권현이기 때문에 권현조라고 부릅니다. 이렇듯 권현조 건축양식은 비교적 늦은 에도시대 초기에 생겨납니다. 권현조 신사 건축은 본전과 배전이 이시노마(石の間)라고 불리는 일종의 통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사전 건물 전체를 담으로 두르고 일반 참배자는 담 밖에서, 신분이 높은 참배자는 배전 내부에서 참배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모신 도쇼구, 하치만신을 모신 하치만구, 학문의 신인 스가와라노 미치자네를 모신 텐만구는 모두 이 권현조 양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본전-폐전-배전이 순서대로 붙어 있는 구조의 건물 평면도


대표적 권현조 건축인 교토 기타노텐만구의 사전


테미즈야(手水舎)

대부분의 신사에 있는 건물로, 오미즈야(水舎)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신사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찰에도 있습니다. 참배자들은 참배를 하기 전에 손과 입을 깨끗이 해야 하는데 이를 씻기 위해 설치한 건물로 대부분 사방이 뚤린 건물에 물이 나오는 커대란 석조(石槽)가 놓여 있습니다.

테미즈야에는 보통 대나무로 만든 국자 같은 바가지가 놓여 있습니다. 정식 명칭은 히샤쿠(柄杓)입니다. 먼저 오른손으로 바가지를 집어 물을 떠 왼손을 씻고, 왼손으로 바가지를 잡고 오른손을 씻으며, 다시 오른손으로 바가지를 잡아 왼손에 문을 담아 그 물로 입을 헹구어 냅니다. 이렇게 몸을 정결히 한 후에 최후로 바가지에 물을 담아 손잡이 쪽으로 흘려보네 바가지를 씻고 이를 원위치에 돌려놓은 후에 입을 손수건 등으로 훔칩니다. 절대 바가지에 직접 입을 대기 말아야 합니다. 한국인들은 특히 테미즈야를 사찰에 있는 약수터 정도로 생각하여 실수하는 경우가 많은데, 경우에 따라선 큰 실례가 되니 주의해야 합니다.

 


이세신궁의 테미즈야


*신사의 참배 방식 : 배전 앞에서 많은 일본인들은 돈이나 제물을 바치고 소원을 빕니다. 특별히 기도 신청을 통해 배전이나 본전 안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간단하게 신사를 참배할 때의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물론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이니 대체로 통용되는 방법만 설명하기로 합니다.

먼저 도리이 앞에서 잠시 멈춰 인사를 합니다. 이때 모자는 벗어야 합니다. 그리고 테미즈야에 들려서 앞서 설명한 몸을 정결히 하는 과정을 가친 후 배전 앞으로 가서 참배를 시작합니다. 먼저 새전함에 돈을 바칩니다. 그리고 밧줄을 흔들어 와니구치가 울리게 하여 신에게 자신이 왔음을 알립니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두 번 절을 하고 박수를 크게 두 번 칩니다. 그리고 기도를 알린 후 고개를 숙여 한번 절을 한 후 떠납니다.

 

신락전(神楽殿, 무전(舞殿)

신사에서 신을 모시는 중요한 행사 중에는 신에게 노래와 춤을 바치던 의식이 있었습니다. 가면과 화려한 복장을 입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은 카구라(神楽)라고 합니다. 본래 신에게 바치던 이 카구라는 이후 여러 방향으로 발전하는데, 부가쿠(舞楽), (), 교겐(狂言), 가부키(歌舞伎) 등 종교행사를 넘어서 일반 서민 예능으로까지 가지를 치게 됩니다. 사찰이나 신사에서 바치는 카쿠라, 부가쿠의 가면들을 보면 한국의 하회탈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지니게 되는데, 바로 한반도에서 건너갔다는 증거입니다. 한국에서는 별신굿이나 탈춤의 형태로 그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신락전이나 무전은 바로 카구라를 신에게 바치기 위한 건물입니다. 무전이라고 하는 건물은 보통 배전 앞에 위치합니다. 건물이 없을 경우 그냥 무대(舞臺)만 설치할 경우도 있습니다. 신락전이라고 이름 붙은 건물은 용도는 동일하나 보통 본전이나 배전 정면이 아니라 측면에 따라 위치한 경우가 많습니다.

 

가미가모신사의 무전


신창(神倉), 에마전(絵馬殿), 신마옥(神馬屋)

신사 한쪽에는 창고가 위치합니다. 신에게 바치는 보물 등을 보관하는 곳으로 신창(神倉), 보장(寶藏) 등으로 불립니다. 이런 창고를 보면 말이나 여러 가지 그림을 그린 현판 같은 것이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를 에마(絵馬)라고 합니다. 본래 신사에는 신이 타고 다니는 말을 봉납하는 전통이 있었는데, 돈이 없는 서민들이 말을 그리거나 조각해서 바치기 시작했고, 말을 그린 그림을 바치는 전통이 정착되었다가 이제는 말 대신 다른 것을 그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나무 판에 소원을 적어 바치는 것을 통틀어 에마(絵馬)라고 하게 되었습니다. 에마는 손바닥만한 작은 것부터 성인의 키 크기를 넘는 큰 것도 많은데, 이중에 큰 에마를 따로 보관하는 에마전이라는 건물도 존재합니다. 그려놓은 말이 아니라 실제로 살아있는 신마(神馬), 신제 말 크기의 조각을 보관하는 건물도 있습니다. 이를 신마옥이라고 하며 규모가 큰 신사에 주로 존재합니다.

 

가미고료신사의 에마전


나무로 만든 신마


에마


다양한 에마가 걸려 있는 모습


섭사(摂社)와 말사(末社)

신사의 본전이나 본전으로 가는 길 좌우에 보면 작은 크기의 신사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본전에 딸린 작은 신사들을 섭사나 말사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섭말사라고 합쳐서 부릅니다. 일반적으로 섭사가 더 높고 말사는 그 다음으로 치는데, 본전에 모신 신의 계보에 속하거나, 지역의 오래된 신이나, 본전에 모셔진 것보다 더 높은 신을 모신 신사는 섭사라고 하며, 그 외의 신사는 모두 말사라고 합니다. 그러나 사실상 그렇게 뚜렷하게 구분이 되지는 않습니다.

 

이와시미즈하치만궁의 섭사


사무소(社務所)와 객전(客殿)

신사에도 각종 사무공간과 신도 및 손님을 대접할 공간이 필요합니다. 이런 곳을 사무소와 객전이라고 합니다. 객전은 사찰의 방장 및 고리와 마찬가지로 신관들의 수행 장소로 이용되기도 하며, 일본식 정원을 갖추어 놓은 것도 많습니다. 이런 정원을 신원(神園)이라고 합니다.

사무소에서는 각종 부적이나 신앙과 관련된 물건들을 판매합니다. 신사를 참배한 이들은 여기서 부적 등을 사고 오래된 부적을 놔두고 가기도 합니다. 여러모로 신사에서 참배객과 가장 친숙한 공간입니다.

 

야스쿠니신사의 사무소

 

*오미쿠지(おみくじ)와 오마모리() : 신사에 가면 가장 많이 하는 것이 오미쿠지라고 하는 제비뽑기와 오마모리라고 불리는 부적을 사는 것입니다. 오미쿠지는 나무통에 들어 있는 막대기나 구슬을 뽑고, 그 구슬에 쓰여진 번호의 종이의 점괘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제비뽑기식 점은 신에게 자신의 길흉(吉凶)을 믿는 것으로 일본인뿐만 아니라 관광객들도 즐겨 합니다. 점괘는 대길(大吉)에서부터 대흉(大凶)까지 다양한데, 길한 점괘가 나온 경우 이를 몸에 지니지만, 흉한 점괘가 나올 경우 신사의 나무에 묶어 둡니다. 이럴 경우 흉한 운세를 신에게 맡길 수 있다고 합니다.

오마모리는 일본식 부적입니다. 보통 신사별로 알록달록한 색을 한 주머니 모양을 하고 있으며 안에는 여러 의미를 지닌 부적이나 신과 관계있는 오래된 나무의 조각이 들어있습니다. 다만 강제로 열어 볼 경우 의미가 없어진다고 하여 열지 않고 고이 간직합니다. 크기와 종류가 다양한데, 자동차에 걸기 위한 것이나 집의 벽에 붙여 두기 위한 대형 오마모리나 심지어 스티커도 있습니다. 가장 대중적인 것은 500~1000엔 정도 하는 소형 부적인데, 보통 가방 등에 걸고 다니기 위한 것입니다. 신사마다 색이나 모양이 다양해서 많은 사람들이 기념품으로 사가곤 합니다.


오미쿠지가 묶여 있는 모습


이세신궁의 오마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