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본전 맞은편 언덕 위에 있는 별궁들로 간다.
계단을 조금 오르면 바로 다른 별궁이 등장한다.
슬슬 보이는 별궁의 모습
별궁이라는 것은 정궁의 다음가는 지위를 지닌 신사를 의미한다.
이세신궁에서의 신사 지위는 정궁-별궁-섭사-말사 그리고 소관사의 순으로 구성된다.
별궁이라고 해서 반드시 정궁의 신을 모시는 건 아니고 여러가지 인연이 있는 신을 모시는 경우도 많다.
별궁도 식년천궁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고전지가 존재한다.
고전지와 신전지 사이에 존재하는 한 그루 나무
이제 별궁으로 간다.
처음으로 본 별궁은 츠치노미야(土宮, 토궁)라는 별궁
최근 정전의 식년천궁이 2013년에 끝났고
2015년에 츠치노미야의 식년천궁이 끝났다니 아주 최근 건물이다.
제신은 오오츠치노미오야노카미(大土乃御祖神, 대토급어조신)이라는
외궁이 위치한 토지의 지주신, 즉 지역신이다.
신체는 거울과 항아리라고 전한다.
그러고보니 외궁 정궁의 신체에 대한 언급은 알려진 바가 별로 없다.
도리이와 배전, 담으로 둘러쌓인 본전으로 이루어진 간단한 구성
츠치노미야(토궁)라는 팻말
여기서 바로 옆에는 또 다른 별궁이 있다.
츠치노미야(토궁)와 거의 똑같은 모습을 한 신사
역시 고전지가 옆에 있다.
심주를 봉납하는 자리도 그대로 남아있다.
고전지 전경
이번에 보는 별궁은 카제노미야(風宮, 풍궁)라고 한다.
토궁과 함께 헤이안시대부터 기록이 확인되는데 풍우를 관장하는 신인 시나츠히코노미코토(級長津彦命)와 시나토베노미코토(級長戸辺命) 남매신이 모셔져있다. 본래 풍우를 관장하는 신이며 이자나기와 이자나미가 낳은 신이지만 원나라의 일본침략 이래 국가를 지켜주는 신으로 승격되었다.
신사 정면
참배하는 사람들
세운 지 2~3년 밖에 안 됐을텐데 벌써 나무 색이 변한다.
카제노미야(풍궁)라는 팻말
고전지
이 곳도 이제 떠난다.
이제 다시 계단을 내려와 반대편 언덕으로 간다.
여긴 계단이 좀 있군
올라가는 중
옆에 계곡을 끼고
오 분쯤 가다보면
또 하나의 별궁이 나온다.
타카노미야(多賀宮, 다가궁)라는 별궁
제신은 정궁과 똑같은 토요우케비메
타카노미야(다가궁)라는 팻말
다만 여기서는 도요우케비메의 황혼(荒魂)을 모신다.
이건 신도의 개념을 이해해야 하는 것인데 신도에서는 신의 성격에 일반적인 자비로운 성격인 화혼(和魂) 외에 거칠고 무시무시한 황혼이 있다고 믿고 있다. 이 밖에 사랑을 의미하는 행혼(幸魂)과 지혜로움을 상징하는 기혼(奇魂)도 있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이 황혼(아라타마)와 화혼(니키타마)의 개념이 가장 유명하다.
신도에서는 부정하겠지만 아마도 밀교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생각되는 부분이다.
타카노미야에서는 그 중 황혼을 모시는 것이다.
참배하는 사람들
박수치는 중
옆에는 역시 고전지가 있다.
가까이서 본 신사의 모습
2013년 새로 지어졌다고 한다.
금줄이 쳐져 있어
접근을 막고 있다.
주변에 자란 거대한 나무들
왜 그러고 있니
뭔가 맘에 안 드는 듯
중간에 가는 길
나무 속이 빈 것을 나무 껍질로 막아 놓았다... 소오름...
다시 내려오는 오장전과 구장전이 보인다.
그 앞을 지키고 있는 사지신
이제 센구관(せんぐう館)에 들어가볼 차례
2013년 식년천궁을 기념하여 세워진 식년천궁 기념 전시관이라고 한다.
아마 내궁에 비해 참배자가 적은 외궁에 참배객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었던 듯하다.
창 밖으로 보이는 연못 위 무대
저기서 행사가 진행되면 꽤나 멋있을 듯
전경
좋단다
앉아있는데 찍음
이건 심희곤이 찍은 거다.
뀨?
이제 전시관으로 들어간다.
센구관이라는 현판
나름 현대적이다
배관료는 300엔
들어가자마자 문이 나온다.
1953년, 즉 60년 전 식년천궁 당시 만들어진 외궁 정전의 문이라고 한다.
허허 이런 거 다 남겨놓는구나
좀 더 가까이
아래에도 뭐가 있는데
바로 정전의 자물쇠와 열쇠이다.
이제 천궁관을 살펴보자
먼저 들어가면 신에게 올리는 신찬(神餐)에 대한 전시이다.
이것은 아마 이세신궁의 식년천궁제를 제외한 가장 큰 행사인 신상제에 올렸던 새 벼이삭인 것 같다.
신찬에 올리는 음식은 매번 이런 도구를 이용해 불을 새로 피워서 익혀 올린다고 한다.
이렇게 아침 저녁으로 2차례 식사를 올리는데 밥과 소금, 물, 도미, 전복, 가다랑어포, 해초, 야채, 과일을
올리고 심지어 여기에 올리는 음식을 공급하는 논, 밭, 염전을 직접 경영한다고 한다. 정성이다 정성.
또 신이 입는 의복을 위해 정해진 비단, 대마공방과 어장 등이 있다고 한다.
이세신궁의 125사 지도
한 군데 모여 있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이세시마지역 전체에 널리 퍼져있다.
주황색은 내궁, 파란색은 외궁 소관
이렇게 신사가 많다.
식년천궁을 할 때 각종 제사를 그린 그림이다.
식년천궁은 사전적으로는 정해진 해에 신체를 다른 곳으로 옮겨 모시는 일이다.
보통 20년 혹은 21년마다 한 번씩 이루어지는데, 이게 매번 건물과 신보를 새로 마련해서 옮기는 것이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처음에는 중요한 신사들이 다 해왔으나 이제는 거의 다 건물의 수리
정도로 끝나고 진정한 의미의 식년천궁은 이세신궁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다.
안내문
천궁을 위해 신체를 모시는 장면
이세신궁의 식년천궁은 690년 덴무천황의 지시로 시작해 지토천황 때 끝났고
그 이후로 2차대전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이루어져 1300년 62회에 이르도록 계속되고 있다.
이렇게 식년천궁을 한 번 하는 것은 국가적 행사인데, 나무를 고르고 벌목하면서 마지막으로
섭말사들의 본전 문을 봉할 때까지 보통 8년이 걸린다고 한다. 또 적당한 목재를
구하기 위해 원시림을 봉해놓고 200년 후의 나무를 미리 기르기도 한다.
식년천궁이 도대체 왜 시작되었는지는 모른다. 다만 물리적으로 옛 기술을 잊지 않기 위해 끝없이
재현한다는 의미가 있다. 그래서 역설적이게도 이세신궁은 아주 고대의 건축양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종교적으로는 끝없이 죽음과 재생을 상징하며 무한히 반복됨을 의미한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이렇게 20년마다 새로 지으면서 버려지는 20년 전의 건축 자재와 신보는 다른 신사들에게 하사된다.
하긴 125사의 건축과 신보니 얼마나 많겠는가?
이번 식년천궁에서 내려진 신보가 전시돼있는 걸 나라의 오미야신사에서 본 적도 있고,
또 건축자재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파괴된 신사들을 재건하는데 상당수 사용됐다고 한다.
그림이 계속 이어진다.
신보가 내려가는 중
이동 중이다
각종 신보들
신기한 모양의 방울 달린 검부터
실제 보석과 황금이 사용된다고
안내문
검울 만드는 과정과 재료들
검신도 보인다
각종 재료들
보석들
신보의 종류는 의복과 의장, 악기나 장식품, 무기류에 이르기까지 종류가 어마어마하다.
각종 신보들
더 자세한 것은 다음의 신궁징고관에서
신체를 모시는 일산
이 행사를 통해 온갖 일본의 인간국보와 수공업 장인들이 나선다고
덕분에 이런 전통이 계속되는 것 같다.
많은 종류의 옷감
고대부터 그대로 이어지는 것이니 가치도 높다.
행렬 좌우에 세우는 부채
화살촉
화살대
신보를 모시는 행렬 모형
무슨 천황의 행렬 같다.
하긴 천황보다 신체가 높지
사방을 막은 모습
한편에는 본전의 옆 모형을 전시해 놓았다.
아주 소박해보이고 지붕도 초가지만 의외의 장소에 금장식이나 보석 장식이 들어가있다.
난간에도 보석이 박혀 있다.
신명조(신메이조)라고 불리는 이세신궁 전통의 건축 양식
앞에는 이렇게 외궁 정전의 모형도 나와 있다.
복잡한 모습의 정궁 배치도
이러니 볼 수가 없지
수많은 문과 담장
정전 앞에 나란히 있는 두 건물이 보고이다.
보물을 저장하는 곳
생각보다 꽤나 세밀하게 만들어져 있다.
정면에서 본 모습
뒷면에서 본 모습
참 오밀조밀하다
목재를 사용하는 예시
하나의 나무에 버려지는 곳이 없도록 절묘하게 제도하고 있다.
건축에 쓰이는 도구들
센구관 중간에서 보이는 연못
커다란 연못의 풍경
곡옥모양으로 휘어 있다.
이세신도가 한창 성할 때 신락을 바치는 모습
안내문
사실 이세신궁이 거의 유일하게 사찰에 잡아먹히지 않은 신사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의 근엄한 모습을 띄게 된 건 근대 이후이기도 하다.
이세신궁에서 새해에 만들어 집집마다 걸어놓는 부적
이건 집 모형에 신찰을 모시는 모습
무슨 한국의 지방 감실처럼 생겼다.
이것도 다 판다.
다 봤다!
힘들다!
이제 외궁을 나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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