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차는 교토다. 교토 구석구석을 천천히 걸어다니려 한다.
오늘 첫 목적지는 오니시세이에몬미술관
교토에서 찻물을 끓이는 다부(茶釜), 즉 차가마를 만들던 집안의 미술관이다.
미술관이 위치한 카만자초(釜座町)는 말 그대로 솥을 만들던 장인들이 모여있던 동네로
니조성 남쪽에는 이런 상공인들의 동네가 종류별로 여럿 있다.
당장 위 사진에도 습명이 있어 대대로 솥을 만들던 집안임을 알리고 있다.
이 집 역시 솥을 만들던 집
아마 새로 만든 솥은 보통 싼 것이 20만엔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잡고 방문해야 구경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교토의 쿄가마는 교토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다도의 영향으로 꽤나 성업 중이다. 다만 현재는 교토의 높은
땅값과 소위 와지끄(和鐵)로 불리는 사철의 고갈로 메이지시대부터 떠오른 이와테현의 남부철기에 밀리는
감이 있다. 야마나시, 토야마, 이시카와 등 사철 주산지에도 다이묘의 비호를 받던 부사(釜師)들이 있다.
차가마로 인간국보에 지정된 사람은 총 3명으로, 3명 모두 작고해 이들의 작품은 매우 비싸다.
그 외에도 많은 부사가 있는데 아무래도 으뜸으로 손꼽히는 건 바로 이 오니시집안이 아닌가 한다.
골목 가장 안쪽에 오니시 집안의 저택과 미술관이 나온다.
오니시 세이에몬(大西清右衛門)은 무로마치시대 후기부터 400년 동안 쿄가마를 이끌어왔던 집안이다.
무로마치시대 후기부터 주요 상공인들은 무가의 이름을 습명하였다.
다완은 라쿠 키치자에몬이라고 습명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센노 리큐는 일본의 다도를 재정리하면서 자신의 다도구를 주로 만드는 여러 공인을 지정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초대 라쿠인 초지로나 부사 츠지 요지로 등이었다. 오니시 집안 역시 리큐의 선택을
받았는데 초대 오니시는 현재의 교토부 남부 출신으로 히로세씨를 자칭하고 있다가 이후 오니시로
바꾸었다고 한다. 츠지 요지로는 후손은 못 남겼고 그 외에도 많은 부사가 있었으나 리큐의 손자인
센 소탄이 오니시가의 가마를 많이 찾으면서 그 위상이 많이 올라갔다.
이후 오모테센가의 7대 여심재와 우라센가의 8대 우현재가 17세기 말부터 센가의 다도구를
전담하는 집안들을 만들어 다도구의 질과 형식을 유지할 것을 고안했다. 이후 1758년 센 소탄의
100주기 다회에서 최종적으로 삼센가의 합의에 따라 다완, 솥, 칠기, 소목, 금공, 죽공, 염직, 표구,
지공, 도토공(다완 제외)의 10집안을 지명하게 된다. 이들이 다완, 솥, 풍로, 향합, 하나이레, 미즈사시,
겐스이, 시후쿠, 히샤쿠, 차샤쿠, 차이레, 나츠메, 불을 피울 때 쓰는 탄도구, 카이세키에 쓰는 주기와
식기 등을 전담했던 것이다. 이들은 센가십직(千家十職)이라고 부른다.
오니시 세이에몬 가문은 대대로 이름에 정(淨)자를 쓰며 현역 당주는 세이에몬이라는 습명을 한다.
현재 16대 당주이며 어마어마한 유명세를 치루고 있다.
미술관 전경
아예 한 동을 빌려 미술관 겸 다실, 판매처와 당주의 거처 등을 겸하고 있다.
부사라는 오래된 간판과 함께 안내판도 설치되어 있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철제 수조
오래된 수조인 것 같다. 부좌라는 글씨가 있다.
2층에 붙어있는 간판
들어가는 입구에는 철제 수조가 있다.
마침 비가 있어 물이 가득 차 있다.
입구 다실의 모습
밤에 이루어지는 다사(茶事)를 재현해 놓았다.
담뱃대 세트도 놓여있다.
가운데에는 오토고젠가마(乙御前釜)
히샤쿠를 올려놓은 것은 철제 하타오키
쿠로라쿠다완에 도코노마에는 당동 하나이레와 족자가 걸려있다.
2층에 있는 곳에 들어가니 거대한 조부(釣釜)에 눈에 들어온다.
야외나 천정에 매달아 놓던 가마이다.
원래 차솥은 이렇게 큰 솥에 뭐도 끓여먹고 물도 끓이는 것에서 시작했다.
가장 기본적인 형태인 신나리(真形)가마이다.
솥의 기본 형태는 21가지이다. 그러나 거기서 파급된 것이나, 대강당부, 달마당부 등
역사가 깊은 솥까지 합치면 종류는 수십 가지이다.
히로구치스에히로가마(廣口末廣釜)
2대의 작품
안내문
유래가 없는 특이한 형태의 가마이다.
고려종 모양의 가마
오노에가마(尾上釜)
효고현의 오노에신사에 있는 고려종의 모습을 본딴 것으로
효고지역의 부사가 처음 만들어 이후 확대되었다고 한다.
한 면에는 신사의 이름인 尾上을, 다른 면에는 오노에신사를 배경으로 하는
오래된 노의 노래 제목인 高沙(타카사고)를 새겨 넣는 것이 규칙이다.
천개가 그려져 있다.
반대편
고리를 끼는 부분
분가인 에도 오니시가의 작품
안내문
오토고젠가마(乙御前釜)
2대의 작품
안으로 오목한 것이 특징이며 따뜻한 기운이 오래 돌아 겨울에 주로 쓴다.
하타오키(개치)
솥의 뚜껑이나 히샤쿠(물국자)를 놓는 도구이다.
츠루쿠비가마(鶴首釜)
학의 머리처럼 위에 오목해진다고 붙인 이름이다.
뚜껑이 철제인데 보통 이럴 때는 구리로 만든 뚜껑을 실제로 쓴다.
6대의 작품
입구가 위로 올라온 코시키구치가마(甑口釜)
하츠세가가마라고도 불린다.
10대의 작품
나베가마(鍋釜)
10대의 작품
나데가타가마(撫肩釜)
어깨가 부드럽게 내려온 경우를 이룬다.
17세기의 작품으로 무늬가 새겨져 있다.
2대의 차남의 작품이다.
히로구치히라부(廣口平釜)
초대의 작품으로 입구가 넓은 평평한 가마이다.
우바구치츠츠가마(姥口筒釜)
뚜껑을 놓는 입구가 턱이 올라오지 않은 것을 우바구치라고 하며 츠츠는 통 모양을 뜻한다.
센노 리큐의 부사였던 츠지 요시로의 작품이다. 이런 건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다.
노노미야가마(野々宮釜)
현 16대의 작품이다.
노노미야신사에서 내려오던 유서깊은 솥을 본딴 것이다.
고아시야 쿠리구치가마(古芦屋繰口釜)
쿠리구치는 뚜껑을 높은 입이 안으로 들어갔다 다시 밖으로 뻗는 곡선을 그리는 경우를 말한다.
아시야는 규슈 후쿠오카현의 지역명인데 모모야마시대 이곳에서 많은 가마를 만들었다.
고아시야는 규슈에서 오우치가문이 망하기 이전의 시대를 의미하는 것으로
오우치씨의 비호 아래 만들어진 것임을 뜻한다. 남아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
시리와리가마(尻張釜)
아래 부분이 약간 넓은 걸 시리와리라고 한다.
츠지 요지로의 작품
역시 시리와리가마
츠지 요지로 작
카라이누가마(唐犬釜)와 풍로
7대 작품
풍로의 표현이 멋있다.
아시야 신나리가마
모든 가마의 기본이 되는 형태이다.
가운데 튀어나온 부분은 풍로에 걸치기 위한 부분이다.
향로
마키에무늬가 들어간 구리향로
등잔
역시 대대로 밤의 다사에 사용되던 것
부뚜막 형태의 작은 철병
촛대
술을 담던 칠기 주전자
대모로 만든 잔
도쿠리와 잔
역시 도쿠리와 잔
편구발
술을 따르는 주전자
거대한 도가니가 있다.
건물 옥상에는 다실이 있다.
역시 밤의 다사를 재현
담뱃대 세트가 보인다.
촛대도 보이고
주인공인 솥은 역시 오토고젠가마
내가 가장 좋아하는 형태
구하기도 어렵다.
잠시 망중한을 즐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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