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일본 여행기 4차

겨울 교토 여행기 - 3일 교토 중부 (교토국립박물관京都国立博物館)

同黎 2013. 2. 8. 18:02



국립교토박물관이 보인다. 구 교토제국박물관 본관과 정문은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있다.

현재 중요문화재 건물은 특별전시관으로 활용 중

2014년까지 새로운 상설전시관을 건설 중이라 평소에는 닫혀있다가 특별전이 있을 때만 개방한다.


박물관 입구

본래 호코지(방광사, 方広寺) 자리였다. 대화재 이후 빈 터가 되었는데 거기에 박물관을 지었다.

지금도 한 쪽에는 호코지 석축이 남아있다.


박물관 근처의 풍경들


지금 하는 특별전 포스터가 보인다.


5시에 가까운 늦은 시간에 박물관에 온 이유는 오늘이 금요일이라 야간개장을 하기 때문이다.

7시 30분까지 입장이고 8시까지 개장이다.



티켓을 사는 중

화장실이 급했던 노준석에게 분명 뮤지움샵으로 오라고 했는데 실종되었다.

먼저 전시관으로 들어가버렸다고..


여기로 들어가면 된다. 현재 정문은 공사로 폐쇄되었고 이 문만 열려있다.


뮤지움샵

유명한 전통미술 인쇄전문업체인 벤리도(편리당, 便利堂)에서 운영중이다.

안에는 꽤나 좋은 기념품을 많이 파는데 가격이 센 편

마음만 먹으면 아주 좋은 선물을 사갈 수 있다. 나도 사고 싶은게 몇 개 있었으나 도록 때문에 포기


박물관에 입장.

교토에 4번째지만 번번히 특별전 기간을 놓쳐서 실제 들어온 건 처음이다.


아직 폐관까지는 3시간이나 남았으니 먼저 야외전시를 본다.

사진은 다른 곳에서 옮겨온 두 기의 십삼층석탑. 가마쿠라시대의 것이라고 한다.


기념사진

오늘 워낙 많이 다녀서 그런지 초췌하군.


헤이안시대 후기의 대일여래상


일본의 과거 행정구역인 쿠니의 경계를 표시하는 경계석

야마시로노쿠니(산성국, 山城国)과 단바노쿠니(단파국, 丹波国)의 경계석이다. 에도시대의 것이라고 한다.


국보인 도다이지 청동등롱의 모형품


가마쿠라시대의 지장보살상


무로마치시대의 부동명왕상


나라시대의 주춧돌

나라에서 옮겨왔다고 한다.


고훈시대의 가형 석관

가형 석관은 도래인과 일정한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측면


헤이안쿄와 호코지의 유구들

대부분 주춧돌이다. 

오른쪽의 둥근 것은 호코지 대불전 기둥에 둘러놓았던 철테이다.


모모야마시대 히데요시가 세웠던 고조대교와 산조대교의 부재들


주춧돌

시대는 모른다.


모모야마시대 고죠대교의 교각

가모가와에 세웠던 것이다.


헤이안시대 후기의 아미타삼존상


교토에서 출토된 에도시대 크리스찬들의 묘비. 십자가와 IHS(주 안에는 승리하리라의 약자)가 그려져있다.

에도시대에 파괴되었던 것을 수습했다고 한다.


가마쿠라시대의 석등롱


정면


정문에서 구 본관을 바라보는 방향에는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레플리카이긴 한데 가짜가 아니라 진짜이다.

생각하는 사람은 작가 생전에 작가가 직접 7개의 레플리카를 만들었다. 그 중 이것은 1880년에 만들어진 레플리카이다. 생각하는 사람이나 로뎅에 대해서는 워낙 유명하고 또 나는 전문도 아니니 생략


생각하는 사람에서 바라본 박물관


장중하고 우아하면서 권위적인 신고전주의적 제국주의 건축이다.


생각하는 사람 앞에서 반가사유상 흉내 내는 중


실패


장순기도 기념사진 찍는 중


다시


이제 박물관으로 들어간다.


기념사진


채홍병도


이번 전시는 교토박물관 소장 국보 12천상과 국보 산수병풍을 중심으로 정월에 치뤄지는 밀교의 수법인

후칠일어수법(고시치니치노미슈호, 後七日御修法)와 홍법대사 공해(구카이)를 소개하는 전시이다.

헤이안시대 당나라 유학승인 구카이는 여러 밀교의 수법을 가지고 일본에 돌아왔다. 일본에 와서 진언종을 창종하고 다이고천황(제호천황, 醍醐天皇)과 사가천황(차아천황, 嵯峨天皇)의 신임을 받아 도지(동사, 東寺)를 하사받아 진언종의 본산으로 삼았다.

구카이는 궁중 안에 진원원이라는 기관을 세우고 다양한 밀교 수법을 행하는데 그 중에서 이번에 소개되는 것은 정월 7일까지 행해졌던 후칠일어수법이다. 국가의 안녕을 비는 이 수법에 바로 국보로 지정된 12천상과 도지에 소장된 국보 오대존상이 사용되었던 것이다.




교토 국립박물관에 소장된 12천상 중 9개

지금의 12천상은 본래 도지에 소장되어 있었는데 신불분리의 소동 중에 밖으로 유출돼 교토박물관에서

소장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것은 12세기 헤이안시대 후기에 만들어진 것이다.

12천은 하늘에 있는 여러 신인 천(天) 중에 대표적인 12신으로 불법을 수호하는 역할을 한다. 본래 모두 흰두교의 신이었다가 불교에 복속된 것이다. 그러나 신이긴 해도 아직 무상정등각, 아뇩다라삼먁삼보리(無常正等覚, 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깨닫지 못하여 성불거나 보살계를 받지는 못했기 때문에 육도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난 이들은 아니다.


월천, 月天

달의 신 찬드라

좌협시(본존의 기준)의 손에 들린 토끼는 석가모니의 전생담에 나오는 이야기를 형상화한 것.

과거불에게 여러 동물들이 보시를 하는데 드릴 것이 없던 토끼는 스스로의 몸을 태워 보시했다.

그로 인해 나중에 부처가 될 것이라는 수기를 받고 달에 토끼 모습을 새겨 넣었다고 한다.


일천, 日天

해의 신 수리야


풍천, 風天

바람의 신 바유

지천, 수천, 화천, 풍천은 고대 힌두교의 신이기도 하지만 모든 물질은 지,수,화,풍의 4가지 원소로

이루어졌다는 불교 철학에서 기인하여 12천에 포함된 면이 크다.


수천, 水天

물의 신 바루나


나찰천, 羅刹天

폭풍의 신 루드라


염마천, 閻魔天

저승의 신 야마

염라대왕 혹은 현왕과 동격이다.


화천, 火天

불의 신 아그니


제석천, 帝釈天

번개의 신 인드라


이사나천, 伊舎那天

시바

힌두교 여러 신들의 불교 복속 관련 신화를 보면 시바가 가장 끝까지 저항했다고 한다.

힌두교에서 지금도 가장 강력하게 신앙되는 신이기 때문에 저항 정도도 강했을 것이다.


비사문천, 毘沙門

부의 신 쿠베라

다문천과 동일한 신이다.


대범천, 大梵天

창조의 신 브라흐마


지천, 地天

대지의 신 프라티비


국보 오대존상 중 군다리명왕(軍荼利明王)

본래 12천상과 한 세트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후칠일어수법의 여러 불화와 불구 배열도

12천상은 외진 오른쪽에 붙어있고 내진 양 옆에는 양계만다라가 정면에는 오대존상이 위치한다.


국보 사이다이지(서대사) 12천상

도지의 것보다 앞선 9세기의 것이다 

사진은 나찰천


범천


비사문천


수천


염마천


월천


이사나천


일천


제석천


지천


풍천


화천


최초공개되는 홍법대사 비건대사상

삼고저검을 든 홍법대사상으로 그의 신이한 면모를 강조하는 상이다. 사가천황이 병이 들었을때 구카이가 반야심경을 밀교 입장에서 강의하고 사가천황이 병이 나았다는 고사에서 유래했다.


국보 금강반야경개제

구카이의 친필이다.


국보 닌나지(인화사) 보상화가릉빈가문 시회 상자

경전을 담는 상자로 화려하고 정교한 문양이 특징이다. 헤이안시대의 것


국보 산수도병풍, 헤이안시대

후칠일어수법에 쓰이던 것이다.


진고지(신호사) 소장의 중요문화재 12천상 병풍

가마쿠라시대


국보 관정역명

구카이의 친필로 자신에게 관정을 받은 승려들의 이름을 적은 것이다. 

관정이란 본래 초파일에 석가모니 탄신상에 향수를 부어 씻기는 의식이지만,

밀교에서는 사제관계를 맺는 방식으로서 스승이 제자의 머리에 물을 붇고 사제관계를 성립시키는 것이다.

기독교의 세례와 어떤 면에서는 비슷하다.

재미있는 건 구카이와 함께 입당팔대가로 불리는 일본 천태종의 시조 사이초의 이름이 여기 있다는 것.

사이초는 구카이보다 나이가 많은데 비슷한 시기 당나라에 들어가 천태학을 배워왔다. 그러나 그는 밀교의 수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후에 구카이를 찾아가 관정을 받고 그에게 밀교를 배운 후 서로 제자를 교환하여 협력관계를 맺는다. 그러나 사이초의 제자가 구카이에게 빠져들어서 결국 두 사람의 관계는 파탄이 나고 일본 밀교는 사이초의 태밀과 구카이의 동밀로 나뉘게된다. 그래서 지금도 일본 밀교는 천태밀교와 진언밀교로 나뉘어져있는데 관정의 방식도 다르다고 한다. 일본 불교사에서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오고령

손잡이 부분에 가지가 5개 달린 금강령이다.

중요미술품, 헤이안시대 후기


삼고저

중요미술품, 가마쿠라시대

본래 인드라의 무기로 사악함을 가르는 역할을 한다.


도지의 이름이 적혀있는 밀교 법구들


무로지의 밀교 법단

중요문화재, 가마쿠라시대

대단구라고 한다


함께 진행되는 전시는 방장기 성립 800주년 기념전

방장기는 13세기 집필된 가마쿠라시대의 수필로 일본 문학작품 중에 유명하다고 한다.

하지만 뭐.... 우린 모르니까... 

사진은 중요문화재 방장기


가장 재미있던 전시품은 국보 아귀초지

헤이안시대 말기에서 가마쿠라시대 초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헤이안시대 말기 말법사상이 유행하면서 육도윤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데

이 아귀초지는 지옥초지와 함께 전해지고 있다. 

육도윤회 중 하나인 아귀도에는 총 36가지의 아귀가 존재한다고 하는데 아귀초지는 그 여러 아귀들과 함께 우란분경에 나오는 목건련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부처님의 10대 제자 중 하나인 목건련은 어머니가

악인이어서 아귀가 되었다. 그는 부처님께 간청해 아귀도로 가서  어머니를 보고 그녀를 구해낸다.

그것이 우란분재의 기원이다.


아귀는 목이 갠지스강의 모래알만해지기 때문에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물도 마실 수 없다.

오직 하늘에서 내리는 감로만 먹을 수 있다.





목건련 이야기




물을 마시려고 하면 물이 불로 변한다.


부처님께 간청하는 아귀들


어머니를 만난 목건련



먹을 것에 달려드는 아귀들




이제 박물관을 나온다.

깜깜해졌다. 숙소까지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


아무도 없는 박물관 앞 거리


시치조역을 지난다.


교토타워가 보인다.



중간에 편의점에 들려 먹을거리를 산다.








방에서 밥을 먹는 사람들


편의점 초밥

꽤나 괜찮은 편


초밥을 사온 노준석


다이토쿠지에서 사온 과자


하나씩 나눠 먹는다.

이렇게 긴 3일째 일정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