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농활 후 했던 메모

同黎 2012. 7. 16. 02:22
 
‎2006년 농활 후 했던 메모
1. 성폭력사건에서 피해자 중심주의가 채택된 이유는 개인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는 피해감에 민감해지기 위해서이다. 이른바 ‘수위’, 가해자의 입장, 분위기, 일반적 잣대로 인하여 묻히기 쉬운 성폭력에 대한 긴장감과 민감함을 피해자의 입장에서 바라봄으로써 획득하고자 하는 것이다. 피해자를 봐주거나 동정해서가 아니다.
특히 많은 경우의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절대적 다수의 여성)은 오히려 순결을 상실한 부끄러운 사람으로 낙인찍히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대부분의 가해자들은 변명으로 혹은 진심으로 문제의 심각성과 ‘수위’를 낮추려고 한다. 때문에 피해자의 생존을 위하여 혹 진위 판단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선 피해자의 입장에서 그/녀들의 말을 들어줄 필요가 있다. 한국사회에서 ‘기계적... 중립’으로 성폭력 사건을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오히려 피해자의 신상과 감정을 훼손하고 그러기에 많은 경우 2차 성폭력으로 발전한다.

2. 연대의 의미는 다른 지형을 딛고 선 두 운동주체가 서로의 운동이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음을 확인하면서 공동의 운동을 건설해나가는 것이다. 노동자·농민운동과 학생운동이 연대한다는 것은 단순히 학생운동주체가 노동자·농민운동주체의 입장과 현실을 배우고 이해한다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농민운동주체 역시 학생운동주체의 고민과 현실을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진정한 농민학생연대활동은 학생운동이 농민운동의 고민을 몸받고, 농민운동 역시 학생운동의 고민, 특히 여성주의에 대하여 몸받았을 때, 완성될 수 있다. 즉 연대사업으로서의 농활은 농민운동의 여성주의적 재구성으로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