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사는 이조의 속아문으로 수장이 정5품에 불과한 정5품 아문이지만 전체 왕실재정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본래 고려는 국가재정과 왕실재정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었고 왕실재정은 사장고(私藏庫)에서 관리했습니다. 국가의 공적 시스템이 완전히 미칠 수 없는 곳이었죠. 왕실 사장고는 다른 권문세족과 마찬가지로 거대한 농장을 경영했고, 국가재정의 수입을 저해하기도 하였습니다. 때문에 조선은 건국하면서 바로 이 사장고를 혁파해버립니다. 재정의 완전한 공공화를 선언한 것이죠. 이는 유교의 이념상 국가의 재화 중 왕의 것 아닌 것이었기 때문에 굳이 독자적인 기구를 만들 필요가 없다는 명목상의 이유가 있으나, 사실은 왕실재정의 지나친 확대를 막고 이를 국가통치 시스템 안에 끌어들임으로써 일종의 견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