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누야마 시내 쪽으로 움직인다.
어째 길이 썰렁하다.
흠
나고야의 외곽도시라 그런지 한적하다.
직진하다보면 동백나무 울타리가 나온다.
규모가 대단한데
여기가 바로 국보 죠안(여암)이 있는 곳이다.
가다가 오른쪽으로 들어가다 보면
이렇게 국보 다실 여암(죠안 혹은 조안, 如庵)이라는 팻말이 나온다.
참고로 이런 안내판은 주로 히타치에서 만들어주는데, 다 만들어주는 건 아닌 것 같다.
메이테츠라는 사기업의 소유이니 굳이 안 만들어주고 그냥 자체적으로 비슷하게 만든 듯
가다보면 보이는 당문(가라몬)
이 당문은 오다 가문의 보리사인 도쿠겐지(德源寺, 덕원사)에서 옮겨왔다고 한다.
오다 노부나가의 2남인 오다 노부카츠의 유명을 받들어 그 아들인 오다 타카카츠가 노부카츠의
저택을 수리해 만든 임제종 대덕사파의 사찰이며 교토의 기타노에 있었다고 하는데 이후 황폐해진 것을
메이지시대 미쓰이 가에서 옮겨갔다가 죠안을 비롯한 다른 건물과 함께 메이테츠에 매각된 것이다.
사실 죠안이 있는 우라쿠엔이라는 정원 전체가 모두 오다 가문과 관련이 깊다.
내용은 천천히 살펴보도록 하자
안내판을 따라가면 호텔이 나온다.
메이테츠 이누야마 호텔
엄청 좋아보이진 않지만 나름 나고야 정재계에서 자주 이용하는 고급 호텔이라고 한다.
그나저나 메이테츠 자체가 요새 좀 기울고 있다는데...
국보 죠안이 있는 정원 우라쿠엔(有楽苑, 유락원)은 바로 이 호텔 건너편에 있다.
입장료는 무려 천 엔, 차는 600엔이다.
좀 비싸긴 하지만 그래도 일본 3대 국보 다실인데 차를 시켜 보기로 한다.
입장
이것이 말차 세트
600엔
들어간다
생각보다 넓다
우리가 들어온 우라쿠엔 입구
우라쿠엔은 오다 노부나가의 동생인 오다 나가마스(織田長益) 흔히 호를 따서 오다 우라쿠사이(織田有楽斎)라고 부르는 이를 모티브로 한 정원이다. 오다 우라쿠사이는 일본의 다성 센노 리큐의 다도를 이어받은 리큐십철이라고 부르는 수제자 10명 중 하나였다. 또한 자신의 다도 문파를 세운 사람이기도 하다. 사실 오다가의 몰락 이후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배신으로 들어가 차를 타 주며 말상대를 해주는 인물이라고 비판받기도 하지만 하여튼 다도에서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히데요시 막하에 있을 때는 차차, 즉 후일 히데요리의 친모가 되는 요도도노 자매를 키우기도 했다.
오다 우라쿠사이는 오사카 전투 이후 교토 겐닌지의 쇼덴인(正伝院)이라는 탑두 사원을 재흥시켜
은거하였다. 그런데 이 쇼덴인이라는 사찰이 메이지유신 이후 교토 도시 개발 과정에서 그 자리가
몰수되면서 에이겐안이라는 사찰로 합쳐지게 된다. 정확히 말하면 에이겐안은 황폐해져 무주지가
되었으나 건물은 남아 있었고, 쇼덴인은 사찰의 명맥은 남아 있었는데, 쇼덴인을 에이겐안 자리로
옮겨 합쳐 쇼덴에이겐인이라는 사찰이 되었다. 이곳은 과거에 가본 적이 있다.
참고: 6차 여행기
여튼 이 과정에서 우라쿠사이가 지은 쇼덴인의 귀중한 건물들이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서원과 다실
죠안을 중심으로 정원 구조물 전체를 매각하는데 이를 재벌가인 미쓰이가에서 사서 그 저택으로 옮겼다.
이 때 건물을 해체하지 않고 그대로 떠서 옮겼다고 한다. 그러다 미쓰이가의 별장으로 옮겨졌다가 결국
미쓰이가는 이걸 다시 되팔기로 하는데 이것을 메이테츠 그룹에서 사서 이누야마의 자사 부지에 이축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죠안은 국보로, 쇼덴인 서원은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좀만 가다보면 건물이 보인다.
작은 문 뒤로 보이는 건물
그냥 바닥에 놓인 것 같은 돌 하나하나가 모두 의미가 있다.
이렇게 정원 혹은 건물 앞으로 들어가는 길도 노지라고 하며 다 배치하는 방법이 있단다.
어디선가 옮겨왔다는 석등롱
일단 앉자
휴
자료 찾는 중
찾았다
아침 안개가 걷히지 않았다.
심희곤도 기념샷
이제 건물을 좀 보자
이 건물은 원암(元庵, 겐안)이라고 한다.
우라쿠사이가 히데요시-히데요리 휘하에 있을 때 오사카성에 지어 놓았다던 다실이다.
물론 오사카성 전투로 소실된 것을 고지도를 통해 복원한 것이라고 한다.
우라쿠사이에 대한 경의가 철저히 드러나는 정원이다.
건물 뒤편
건물에서 바라본 문
와비사비의 정신이 잘 드러난다.
이제 다른 곳으로 간다.
여긴 꽤나 큰 강돌을 써서 노지를 만들어 놓았다.
죠안으로 통하는 문
암서문(岩栖門, 이와스몬)이라고 한다.
무로마치시대 전기의 다이묘인 호소카와 미츠모토(細川満元)가 세운 이와스인이라는 사찰의 문이었다고 한다. 지금 것은 에도시대 전기 재건한 것으로 무가 집안이 실제 사용한 건물을 보여주는 유구라고 한다.
역시 미쓰이가에 팔려갔다가 온 것이라고
참고로 이 담도 쇼덴인에서 옮겨 온 것이다.
어쨌든 문으로 입장
이 동백나무는 우라쿠사이가 심은 것이라고 한다.
나무와 이끼까지 모두 옮겨 왔다고
대나무들
대나무와
바위들
이제 건물로 간다
중요문화재인 구 쇼덴인 서원
사진 찍는 중
우라쿠사이가 지은 당대의 건물이라고 한다.
오
우라쿠사이가 은거하며 지내던 곳이라고
애지중지했던 차차도 죽고 히데요시도 없고 쓸쓸했을 것이다.
입구
처마 밑의 모습
낙수받는 곳은 자갈이 있고 처마 밑에 돌이 놓여있다.
저런 돌은 관수석이라고 한단다.
객이 저기를 기점으로 드나드는 걸 막기 위해서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포인트 중 하나가 되었다고
일본에 그렇게 다녔는데 처음 알았네
서원에서 바라본 문의 모습
뒤지고 다니는 중
창문의 모습
기념사진
심희곤도
창문으로 본 모습
안은 총 6곳의 칸으로 나누어진단다.
입구이지만 특별공개 이외에는 들어가지 못한다고
내부
옆의 정원과 노지 모습
함취문(含翠門) 방향으로 난 노지
이미 나가 있다
죠안으로 가자
함취문 모습
나온 방향에서 바라본 모습
함취라는 글자가 보인다.
쇼덴인에서 옮겨온 것
문의 모습
옆으로 가면 더 간소한 초가의 문이 나온다.
이 곳으로 가면 죠안이 정면으로 나온다.
훤문(萱門)이라는 문
다른 방향에서 본 쇼덴인 서원
여긴 또 보는 맛이 다르다.
옆으로 연결되어 있는 곳이 바로 국보 죠안
일단 다시 서원으로 접근 중
앉을 수 있게 카펫이 깔려 있다.
아기자기한 느낌
마루를 통해 죠안으로 이어진다.
중요문화재 구 쇼덴인 서원이라는 안내판
미친 듯이 사진 찍는 중
내부의 모습
후스마에가 남아있다.
무려 하세가와 도하쿠의 작품이라고 한다.
다 남아있는 것은 아닌 듯
도코노마 부분의 후스마에
이제 죠안으로 간다.
국보 죠안 내부 안내
이제 죠안 보러 간다.
이 석등롱도 쇼덴인에서 가져온 것
죠안의 모습
가운데 보이는 창 아래 작은 나무 다락문 같은 것이 다실의 입구이다.
칼을 차고 들어갈 수 없는 작은 문이다.
이게 왜 국보?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일본 다도가 완전히 정착한
모모야마시대 이래의 몇 안 되는 중요한 유구이다.
정면의 모습
저 장지문은 입구가 아니다.
앞면
들어가지 말라고 돌이 서 있다.
바닥의 모습
편액
사진 찍는 중
국보 지정서
현관 앞의 소매 부분에 딸린 창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창이다.
내부의 모습
도코노마
앞쪽 다다미 2칸은 손님용, 뒤쪽의 오른쪽 반 칸은 주인용,
왼쪽은 물을 끓이고 차도구를 놓는 곳으로 센노 리큐가 주장한 2첩 반의 크기이다.
내부 평면도
센노 리큐의 수수한 초암 양식보다는 무사다운 느낌이 잘 드러난다고 하는데 거기까지는 내가 잘 모르겠다
도코노마 방향
화병만 있을 때와
감상용 족자가 있을 때의 모습
주인이 앉는 자리
차를 준비하는 자리
안쪽에서 내다 본 모습
벽면의 장식과 창의 구성도 모두 계산한 것이라고 한다.
밖의 노지 모습
특이한 모습의 웅덩이 모양 바위가 있다.
가토 기요마사가 선물로 준 것으로 부산해(釜山海)라고 한다.
부산 앞바다에서 가져 온 괴석이라고 한다.
이 우물은 무로마치시대 말기의 작품으로 우라쿠사이가 좋아했던 것이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보기 드문 거대한 통돌로 된 작품이다.
여기까지 왔는데 기념사진
심희곤도
여러가지 형식의 길의 모습
이제 죠안을 떠날 차례이다.
자연석으로 된 길도 걸어가고
잘라진 돌로 된 길도 보인다.
멀리서 보는 서원과 죠안
안쪽에 있는 수조
이것도 쇼덴인에서 통째로 파온 것이라고
이제 문을 나선다
이끼가 낀 초가지붕이 멋스럽다.
이런 곳에서 다회를 하려면 얼마를 내야하는 걸까.
이제 문을 나서서
우라쿠엔의 다른 곳으로 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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