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 대해서 이제까지 수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뜻밖에도 제도사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많지 않다. 그 원인의 일부는 우리가 갖고 있는 '제도' 그 자체에 대한 부적절한 인식 때문일 것이다. 흔히 제도는 법이나 행정 규정의 조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것도 제도의 중요한 일부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제도는 그것보다 훨씬 넓고 깊다. 법과 행정 조문이 물 밖에 드러난 빙산이라면, 관련된 관행은 물 아래 숨겨져 있는 빙산 같이 거대하다. 법이나 행정 규정은 제도의 일부만 표현할 수 있을 뿐이다. 나아가 제도는 빙산 같은 무기물이 아니라 끊임없이 진화하는 유기체에 가깝다. 유기체가 그렇듯이 제도도 진화의 전 단계를 거치지 않고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한다.
- 이정철, 『언제나 민생을 염려하노니』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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