心/거리 34

사회주의 여성주의란 무엇인가? - 바버라 에런리치

사회주의 여성주의란 무엇인가? (What Is Socialist Feminism?)바버라 에런리치 (Barbara Ehrenreich) 번역: 신기섭 이 글은 1976년 잡지 윈에 처음 실렸으며 저자의 동의를 얻어 다시 싣는다. 이 글은 사회주의 여성주의 사상의 고전이다. 이와 관련된 문제들에 대해 수십년동안 토론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지만, 우리가 보기에 이 글의 중요성은 변함없다. - 먼슬리 리뷰 편집진 어떤 수준에서, 아마도 너무나 분명하게 표현되지는 않았지만, 사회주의 여성주의는 오랫동안 많은 걸 겪었다. 당신은 자본주의 사회의 여성이다. 당신은 화난다. 일에 대해, 월급봉투에 대해, 남편(또는 전 남편)에 대해, 아이들의 학교, 집안일에 대해, 예쁜 것에 대해, 예쁘지 않은 것에 대해, 남들이 쳐..

心/거리 2013.03.12

10월 혁명을 옹호하며 - 레온 트로츠키

10월 혁명을 옹호하며(1932년 11월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서 행한 강연 )Leon Trotsky 사회주의자 국제총회가 개최되어 참석했을 때 코펜하겐과 나는 처음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애틋한 추억을 간직한 채 나는 이 도시를 떠났었다. 그러나 그때 이후 25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그 동안 오레순트와 피요르드의 물결은 다시 또 다시 바뀌었다. 그리고 바뀐 것은 물결만이 아니었다. 전쟁이 유서 깊은 유럽 대륙의 등뼈를 분질러 놓았다. 이 대륙의 강과 바다는 피로 물들었다. 인류 특히 유럽의 인류는 격심한 시련을 겪었으며 더욱 우울하고 야만적이 되었다. 모든 종류의 갈등은 더욱 가혹해졌다. 세계는 거대한 변화의 시기로 들어섰다. 이것의 극단적인 표현이 바로 전쟁과 혁명이다.오늘 강연의 주제인 혁명에..

心/거리 2013.03.12

스스로 만든 덫에 걸린 우리들 - 김진숙

부치지 못하리란 걸 알면서도 밤새워 쓰는 편지도 있고 오지 않으리라는 걸 알면서도 기다려지는 편지가 있습니다. 돌아오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기다리게 되는 사람이 있고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보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기다리지 않아도 밤은 자꾸 오고 술마저 취하지 않는 밤. 새벽이 얼마나 더디 오는지 새벽을 견뎌 본 자는 압니다. 그런 밤, 신 내린 무당처럼 산에 올라 부를수록 상처가 되는 이름을 목 놓아 부르는 일은 얼마나 어리석습니까? 언제나 늦게 오던 사랑. 다시는 볼 수 없을 때가 되어서야 그게 사랑이었음을 깨닫는 일은 얼마나 쓸쓸합니까? 내가 스물 하나 일 때 박창수도 스물 하나였고 내가 스물 셋일 때 스물 하나였던 김주익을 만났던 언제나 거기서부터 떠오르는 이 형벌 같은 기억들은 ..

心/거리 2013.03.12

전태일열사의 유서

사랑하는 친우여받아 읽어주게친구여,나를 아는 모든 나여 나를 모르는 모든 나여 부탁이 있네나를,지금 이 순간의 나를 영원히잊지 말아주게 그리고 바라네그대들 소중한추억의 서재에 간직하여 주게뇌성 번개가 이 작은 육신을태우고 꺾어버린다고 해도 하늘이 나에게만꺼져 내려온다 해도 그대 소중한 추억이 간직된 나는조금도 두렵지 않을 걸세 그대들이 아는,그대 영역의 일부인 나 그대들의 앉은 좌석에 보이지 않게 참석했네 미안하네용서하게테이블 중간에 나의 좌석을 마련하여 주게 원섭이와 재철이 중간이면 더욱 좋겠네 그대들이 아는,그대들의 전체의 일부인 나 힘에 겨워 힘에 겨워굴리다 다 못 굴린 그리고 또 굴려야 할덩이를나의 나인 그대들에게 맡긴 채 잠시 다니러 간다네잠시 쉬러 간다네 어쩌면 반지의 무게와 총칼의 질타에구애..

心/거리 2013.03.11

들불

“만약 그대가 우리를 처형함으로써 노동운동을 쓸어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렇다면 우리의 목을 가져가라! 가난과 불행과 힘겨운 노동으로 짓밟히고 있는 수백만 노동자의 운동을 없애겠다면 말이다! 그렇다. 당신은 하나의 불꽃을 짓밟아 버릴 수 있다. 그러나 당신의 앞에서, 뒤에서, 사면팔방에서 끊일 줄 모르고 불꽃은 들불처럼 있다. 그렇다. 그것은 들불이다. 당신이라도 이 들불을 끌 수 없으리라...” -미국 노동운동 지도자 스파이즈의 최후진술 中

心/거리 2013.03.11

대추리 이장이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

노무현 대통령님께.... 대추리 이장 김지태가 드립니다. 대통령님. 당신은 이번 싸움에 철저히 졌습니다. 국가안위를 책임져야 할 대통령으로써 철저히 국민의 심장에 비수를 꽂았고 그로인해 이제 이곳 주민들은 철저히 대통령님을 버렸습니다. 행정대집행을 하기앞서, 군병력을 투입해 철조망을 치기 앞서 미국의 협박에 의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분명히 밝혔어야 합니다. 감히 대통령님께 당신이란 표현을 써서 국가원수 모독죄가 될지 모르지만 당신한테는 너무도 과분한 표현입니다. 당신이 국정을 맡으면서 추구하고자 한 것이 과연 이것입니까. 계속해서 언론에선 보상과 이념의 문제라고 합니다. 더 이상 싸우고 있는 주민을 욕되게 하지 마십시오. 수차례 말했지만 보상엔 관심없습니다. 이곳에 그대로 사는게 최선의 방법입니다. 그리..

心/거리 2013.03.08

11월 26일 부산 교사대회 김진숙 지도위원 연대사

11월 26일 부산 교사대회 김진숙 지도위원 연대사 ========================================================================================= 아직은 아무것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직은 키가 큰 사람만 봐도 숨이 턱 막힙니다. 아직은 밥을 먹는 일도,보일러 스위치를 누르는 일도, 양말을 신는 일도 참 많이 죄스럽습니다. 무엇보다도 준엽이 혜민이 준하 경민이 영욱이 그만한 또래의 아이들을 보는 일이 가장 고통스럽습니다. 편견으로 가득 찬 세상에 먹잇감으로 던져진 아이들. 제 아버지의 관을 덮은 국화꽃잎을 떼어 누나에게 갖다주며 웃던 일곱 살 준하. 아빠가 너무 보고 싶어 온 몸이 아프도록 울었다던 열 일곱살 경민이. 네이스엔 그 아이들..

心/거리 2013.03.08

김진숙지도위원이 박근혜에게 보낸 편지

2005년에 김진숙 지도위원이 쓴 편지를 대통령 취임 이후 다시 읽는다. 박근혜씨.가관도 길어지면 민폐라 한마디 하오. 근혜씨네 패밀리가 생산해 낸 불가사의가 한둘이 아니오만 그 중 대표적인 게,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우스운 일을 그 당시에는 너무나 진지하게 엄수했다는 건데,그건 아마도 나쁜 일도 집단적으로 오래 하다보면 직업이 되기도 하는 그런 이치일거요. 거짓말이나 사기치는 일 같은 걸 굳이 예로 들지 않더라도 거울을 보면 쉽게 이해가 될거요. 근혜씨 아버지 시절.우리는 이 땅에 역사적 사명을 띠고 아침마다 큰소리로 태어나야 했던 일이나,이불을 뒤집어쓰고 라디오를 듣는 자를 눈 부릅뜨고 색출하러 다녔던 일이나,토요일마다 모의간첩이 되어 배회하던 선생을 생포해서 경찰서에 갖다 바쳤던 일이나,그 일로 표..

心/거리 2013.03.08

1963년 3월의 편지. 체게바라가 피델에게 쓴 편지

피델 지금 이 시간 이런저런 상념들이 떠오른다네, 자네를 마리아 안토니아 집에서 처음 만났던 때와 자네가 나에게 자네 그룹에 합류하기를 청했을 때, 그리고 우리의 여정을 준비하는 동안 느꼈던 팽팽한 긴장감에 대해, 우리가 자기의 죽음을 대비해 누구에게 그 소식을 전해야 할지를 미리 말했을 때, 이 가능성은 갑자기 우리 모두에게 현실로 나타났지. 그리고 우리는 그것이 진실로 현실임을 알게 되지 않았는가. 혁명을 할 때-그것이 진정한 혁명이라면-우리가 승리할 수도, 죽을 수도 있다는 현실 말일세. 실제로 수많은 동지들이 혁명에 목숨을 바치지 않았는가. 오늘에는 이 모든 것들이 덜 극적으로 보이네. 우리가 더욱 성숙했기 때문일테지만, 그러나 또한 역사는 반복하기 때문이겠지. 나는 쿠바 땅에 국한된 쿠바 혁명에..

心/거리 2013.03.08

역사적 좌파

역사적 좌파란 앞뒤 안보고 사회주의 국가 건설에 동참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것이 아닌, 자유와 평등의 이념을 물적 성장과 개인적 입신양면에 앞서 사회 속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그래서 생산의 양적 토대에 앞서 생산의 인간적 양태를 실현해내고자 하는, 하나의 권력구조에 복종하기보다는 끊임없이 비판적으로 삶을 개조하려고 애쓰는, 그래서 보다 모든 인간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사회 속에서 하나의 필요한 존재로 인정받고, 그것 속에서 인간적 연대를 전 지구적으로 묶어내고자 꿈꾸는 사람들이다.

心/거리 2013.03.08

전공투

- 현재 우리가 폭력 학생이라고 불리는것은 폭력에 도취한 사람이라서 또는 인간성의 부활따위가 중요해서가 아니라 폭력 외에는 자기가 완결될수 없는 냉엄한 시대의 현실이 있기 때문이다. - 연대를 구해 고립을 두려워 않고 힘 미치지 못해 쓰러지는 것을 개의치 않지만 힘 다하지 않고 꺾이는 것을 거부한다. - 정적은 싸움속에서 평화는 전쟁속에서 질서는 투쟁속에서 - 악마도 함께 하지 못하는 정적속에서 돈키호테는 꿈을 보았다. 그러나 우리들은 자기를 주장하기에 불가결한 쇠망치를 보았다. 반혁명분자여 조심하라.

心/거리 2013.03.08

하중근 열사의 장례식 송경동 시인 추도시

2006년 건설연맹이 총파업을 했다. 건설노동자에 대한 기본적인 노동환경을 보장하라는 것이 주된 요구였다. 그러던 중 포항건설노조 소속의 노동자들이 벌인 파업 투쟁에서 경찰의 진압 방패에 뒷머리를 맞은 하중근 열사가 돌아가셨다. 반신자유주의 선봉대로서 찾은 2006년의 포항은 더웠다. 지금도 기억나는 투쟁, 지명은 기억도 안나지만 포스코 공장으로 가는 다리 옆에서 경찰과 밤새도록 밀고 밀렸던 그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읽었던 송경동 시인의 조시도 기억난다. 2005년에서 2006년 사이 너무나 많은 열사가 죽었고 송경동 시인은 마치 추도시 전문가가 된 것 마냥 날마다 추도시를 써야 했다. 그리서 한 때 그의 시를 다시는 듣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도 했다. 오랫만에 다시 찾으니 참... 부끄럽구나..

心/거리 2012.11.29

김주익 열사 영결식 김진숙 지도위원 추도사

새내기 때 메이데이 실천단 첫 모임에서 봤던 영상이다.그때 참 많이 울었는데... 찾아보니 앞이 좀 짤렸지만 영상이 남아있었다.박창수가 죽고, 김주익이 죽은 한진중공업. 아직도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추도사 전문 작년 한진중에서 밀려난 아저씨를 우연히 길에서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30년 일해온 일터에서 명퇴란 이름으로 강제로 밀려난 아저씨는 술이 한 잔 들어가자 박창수 위원장 이야기를 하며, 아무 것도 잘못한 게 없는 아저씨가 자꾸 미안하다며 울었습니다. 50이 넘은 사내가 10년도 더 지난 일로 술잔에 눈물 콧물을 빠뜨리는 걸 보면서 우리 모두에게 박창수란 이름은 세월의 무게로도 덮을 수 없는 아픔이구나 생각했습니다. 박창수 하나만으로도 우린 아프고 무겁습니다. 두번쨉니다. 대한조선공사를 한진중공업이..

心/거리 2012.11.29

1987년 이한열 열사 영결식 문익환 목사 추도사

내가 태어나던 해인 1987년 이한열 열사의 영결식 장면이다.이 때 문익환 목사가 조사를 맡았는데 오로지 먼저 간 열사들의 이름을 부르짖었을뿐이다.하지만 그 어느 장면보다 소름끼치는 장면이다. 민주주의의 길이 누구의 이름으로 쓰여졌는지 잘 기억하자. 전태일 열사여김상진 열사여장준하 열사여김태훈 열사여황정화 열사여김의기 열사여김세진 열사여이재호 열사여이동수 열사여김경숙 열사여진성일 열사여송광영 열사여박영진 열사여광주 2천여 영령이여박영두 열사여김종태 열사여박혜정 열사여표정두 열사여황보영국 열사여박종만 열사여홍기일 열사여박종철 열사여우종원 열사여김용권 열사여이한열 열사여 *중간에 빠진 이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心/거리 2012.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