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일본 여행기 9차

9번째 간사이원정기 곁다리 - 7일 교토3 (긴카쿠지銀閣寺)

同黎 2016. 3. 2. 23:50



이제 은각사로 간다.

은각사와 금각사 모두 명성에 비해 교통편은 불편한 편이다. 특히 은각사에서 다시 나오는 버스를

기다리는 건 고역이다. 오후에는 버스도 잘 없고 기다리는 줄은 길어 앉지 못하는 일도 다반사이다.

이 사진을 보니 그 생각이 난다.


상점가를 한참 올라가야 되는 길을 통과하면 산문이 나온다.

긴카쿠지의 매력은 산문을 통과하면 전혀 색다른 공간이 나온다는 것이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구성에 일본 정원의 매력을 잘 느끼게 해주는 곳이다. 한편으로는 너무 인위적이라서

별로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긴카쿠지(은각사 銀閣寺)의 정식 명칭은 지쇼지(慈照寺 자조사)로 임제종 상국사파에 속한다.

무로마치막부의 8대 쇼군인 아시카가 요시마사가 지었다. 이 때쯤이면 오닌의 난이 일어나기 시작하고

요시마사는 정원 가꾸기나 문예에나 힘쓰면서 3대 쇼군이자 자신의 할아버지인 아시카가 요시미츠를

동경하며 금각에 대비되는 은각을 지었다. 그의 사후 저택이 사찰로 바뀌는데 그것이 바로 긴카쿠지이다.

가끔 금각사처럼 은각사도 은으로 덮었거나 덮으려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근거는 없다. 은각사라는 명칭

자체가 에도시대부터 은을 덮지 않아도 정원의 흰 모래 때문에 반사광으로 은빛을 연상시키기 충분하다.



산문 입구


산문을 들어서면


스님들이 머물며 수행하는 방장과 고리의 입구가 나온다.


대부분의 건물은 에도시대의 것들

교토에서는 명함도 내밀기 어려운 것들이다.


들어가는 길에 있는 작은 신사

긴카쿠지는 산문에서 구불구불 미로처럼 이어지는 동백나무길이 명물인데 그 사진은 안 찍었다.


바로 이 길이다.

동백나무와 석단, 대나무담까지 사각형으로 다듬은 특이한 진입로이다.


여튼 그린 길을 지나가면 갑자기 흰 모래를 깔아놓은 모래정원과 동구당이 나온다.


국보로 지정된 동구당(東求堂)은 은각(관음전)과 함께 창건 당시의 건물이다.

이전의 귀족적인 침전조 건물에서 다다미를 사용하는 서원조 건물로

이행하는 중간의 서원조 건물의 조상 쯤 되는 건물이다.


저 멀리 모래로 만든어 놓은 산은 향월대(向月台)라고 하며 후지산을 흉내내었다고도 한다.

근데 교토의 사람들에게는 후지산이 별로 큰 임팩트가 없었을 것이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그보다 이름 그대로 달빛을 받아 반사하는 역할이 아닐까 한다.


그 앞에는 모래로 만든 바다가 있다. 이것은 은사탄(銀沙灘)이라고 한다.

월향대와 은사탄은 모두 에도시대 후기의 작품이다.

워낙 독특한 풍경이라 비판하는 경우도 많지만 나는 마음에 든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밤에 들어와 달빛이 모래에 반사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 앞에는 금경지(錦鏡池)라고 하며 당대 최고의 작정가인

무소 소세키(夢窓疎石)의 작품이라고 하는데 다소 원형은 잃었다고 한다.

그래도 당대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정원인지라 특별사적 겸 특별명승으로 지정되어 있다.


한 구석에 있는 변재천 신사


정원 풍경


작은 공양탑들


금경지로 흘러들어가는 냇물


은각사 뒷산으로 올라가면 은각사 전체가 보인다.


멀리 보이는 은각


들어갈 수 없는 동구당 뒤편 방장과 고리부분


2층의 은각도 보인다.


연못에 있는 은각

항상 햇빛을 받아 지붕이 흰 빛을 띈다.

2층의 은각은 본래 관음전으로 금각의 화려한 침전조 건물과 달리 소박한 서원조이다.


기념사진

해체공사할 때 전체를 뒤져봐도 은각에 은을 바른 흔적은 없었다고 한다.


은각의 지붕을 설명해주는 모형



아름답지만 이제 너무 많이 가서 다시 들어갈 필요는 없을 것 같은 곳이다.


은각사를 나선다.


동백나무길은 마지막에 찍었구나

참 교토 히가시야마는 매력적인 동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