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일본 여행기 2차

일본 간사이 여행기 - 9일 교토 서부1 (도지인等持院·리츠메이칸대학立命館大学, 료안지龍安寺)

同黎 2012. 12. 31. 04:36

일행과 헤어져 혼자 도지인으로 향한다. 기타노텐만구를 못 본 장순기를 위하여 김샘과

장순기는 기타노텐만구로 향하고, 나는 혼자 란덴전차를 타고 키타노햐쿠바이쵸역에서

도지인역에서 내려 도지인(등지원)으로 향한다. 도지인은 한국인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실제로 주택가 골목 사이에 깊숙이 들어서 있어서 찾기도 쉽지 않다.

참고로 네이버와 다음에서 교토 도지인을 검색해보니 심지어 블로그 검색은 내 것만 나온다;;

 

도지인이 그리 유명하진 않지만 꼭 가봐야겠다는 마음을 가진 것은 여기가 무로마치 막부의 쇼군 가문인

아시카가 가문의 원찰이기 때문이다. 여기엔 역대 아시카가 쇼군들의 목상이 모셔져 있다.

메이지유신 직전 일본의 눈이 도지인으로 쏠린 일이 있으니 조슈번의 사무라이들이 도지인에

모셔진 무로마치 막부 초대·2대·3대 쇼군의 목을 쳐서 산조가와라 강변에 버렸던 것이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무사의 정원을 중심으로 몇 개의 건물이 복도로 연결되어 있다.


영광전, 여기가 도지인의 핵심. 쇼군들의 목상이 모셔진 곳이다.

 

 내부

 

 초기 3대의 목상만 있는 줄 알았는데 십여 개가 있었다. 그 중에는 어린 장군의 모습도 보인다.

 

 

 

 특이한 점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상도 있다는 것이다. 도지인을 후원해주었다고 한다.

 

 절 본당 뒤에는 아기자기한 무사의 정원이 있다.

보이는 건물은 다실인데, 무사의 다실답게 선종풍으로 지어져 아담하고 소박하다. 와비사비의 미학이다.

 

다실에서 바라본 본당

 

 

 

도지인을 지나 뒤로 돌아가면 바로 리츠메이칸 대학이 나온다.

여기를 가로질러 가면 일행과 만나기로 한 료안지가 멀지 않다.

 

방학에 일요일이라 한적하다. 생협이 있던데 문을 닫았다.

 

 

북쪽 교문을 나서면 곧 료안지(용안사)가 나온다. 료안지는 선종계 사찰로 본산도 아니고 말사이다.

실제로 절 자체는 별로 크지 않지만 일본의 유명한 정원이 두 곳 있어서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다.

 

들어가는 길

 

 

료안지 본당으로 가기 전에는 거대한 호수가 있다. 경용지라고 하는데 본래 이 호수를

중심으로 한 정원이 더 유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석정(石庭)이 훨씬 유명하다.

근데 료안지 석정은 사실 서양인들에 의하여 재발견된 것이다.

 

일본 정원에는 여러 형식이 있는데 크게 실제 물을 끌여들어 연못과 개천을 만드는

치센카이유시키(池泉回遊式) 정원이 있고, 물 대신 자갈과 수석만으로 물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가레산스이시키(枯山水式) 정원이 있다. 그리고 이끼를 이용한 이끼정원도 있다.

료안지에는 지천회유식 정원과 고산수식 정원이 다 있는 셈이다.

 

연못 한가운데는 섬이 있고, 작은 신사가 있다.

 

 

 

 

 

변재천을 모셨다.

 

 

 

방장으로 들어가는 입구

 

안은 이렇게 넓은 공간이다.

 

석정의 모형이다.


 

대략 14세기의 정원이라고 한다. 하얀 자갈 바다에 15개의 바위를 놓았는데, 항상 1개는 안 보인다는

전설 아닌 전설이 있다. 근데 사실 15개가 다 보이는 각도가 있다고 한다. 정원의 담도 중요한 유구인데,

14세기의 것이다. 흙을 다질 때 기름을 섞었는데 그 기름이 베어나와 독특한 무늬를 하고 있다.

 

 

 

 

 

여기 오면 사람들이 거의 다 일렬로 석정이 있는 방장 마루에 앉아서 정원을 감상한다.

료안지 석정은 가장 대표적인 가레산스이 정원이다. 그래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도 등재되었는데,

사실 우리는 너무 많은 정원을 봐서 잘 감이 안 왔다.

 

 

 

 

 

 

 

 

 

 

 

 

방장 뒤로 나오는 길

 

여기엔 엽전 모양의 돌이 있는데, 히데요시가 시주한 것이라고 한다.

 

 

가운데 입 구자(口)를 중심으로 읽으면 吾, 唯, 足, 知라고 읽을 수 있다.

 

 

연못을 끼고 빙 돌아 나오면 료안지 구경은 끝이 난다. 사쿠라가 필 때 오면 참 좋을 것 같다.

 

 

 

 

 

 료안지를 나와 닌나지(인화사)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