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 지배자의 이념에서 민중의 이념으로 선운사 도솔암 마애여래좌상 (보물 1200호) 가운데 하얗게 테투리가 처진 네모가 배꼽 입니다. 동학농민전쟁이 일어나기 직전인 1892년, 고창에 위치한 선운사에서는 여러 곳에서 모인 농민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었습니다. 선운사의 산내 암자인 도솔암 내원궁에는 거대한 절벽에 무려 17미터 높이의 마애불(절벽에 새긴 불상)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이 마애불의 중간에는 구멍을 뚫었다가 막았던 흔적이 있고, 이것을 보통 미륵불의 배꼽이라고 부르고 있었습니다. 이 마애불의 배꼽에는 때가 되면 나올 세상을 뒤집을 비결(秘訣)이 숨겨져있다고 전해지고 있었는데, 바로 지금 그 비결을 동학의 대접주인 손화중이 나서서 얻으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이 미륵불의 배꼽에 새로운 세상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