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436

김규항의 문장론

나의 문장론 이따금 “문장론이 뭐냐”는 식의 질문을 받는다. 그런데 나는 글을 쓰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내가 글 쓰는 사람이라는 현실에 익숙하지(하고 싶지) 않아서 늘 대답을 흐리곤 한다. 사실 나는 어떤 문장론을 갖고 글을 쓰진 않는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 즉 내가 단어와 단어를 꿰고 이어 붙여 사람들에게 보이는 이유는 단지 세상에 대한 생각을 나누기 위해서다. 나는 글의 소재를 얻기 위해 세상을 들여다보는 게 아니라 세상을 들여다보기 위해 글을 쓴다. 어쨌거나, 문장론이 있든 없든, 내가 초고를 써놓고 퇴고를 거듭하는 걸 보면 나에게도 문장에 대한 어떤 태도는 있는 것 같다. 아마도 그건 두 가지일 것이다. 간결함과 리듬. 내가 쓰는 글의 8.5할쯤에 해당하는, 공을 들여 쓰는 글은 초고를 쓰면 ..

文/산문 2012.12.02

일본 헤이세이천황 즉위식

일본 헤이세이 천황 (평성천황)은 1989년 즉위한다. 특이한 점은 본래 중세 국왕의 즉위식은 흉례에 속하지만 헤이세이천황의 즉위식은 (아마도) 가례로 치뤄졌다는 것. 본래 보위는 하루도 비워둘 수 없기 때문에 슬픔을 견디며 즉위하는 것이 과거의 즉위이고 그래서 특별히 즉위식이랄 것도 없다. (반정에 의해 즉위하지 않는 한) 하지만 일본의 천황제는 천황의 즉위식을 온 국민에게 기쁜 일로 보여주고 있다. 즉위 의례의 변황에 대해 공부하면 아주 흥미로울 것 같다.

史/동양사 2012.12.02

하중근 열사의 장례식 송경동 시인 추도시

2006년 건설연맹이 총파업을 했다. 건설노동자에 대한 기본적인 노동환경을 보장하라는 것이 주된 요구였다. 그러던 중 포항건설노조 소속의 노동자들이 벌인 파업 투쟁에서 경찰의 진압 방패에 뒷머리를 맞은 하중근 열사가 돌아가셨다. 반신자유주의 선봉대로서 찾은 2006년의 포항은 더웠다. 지금도 기억나는 투쟁, 지명은 기억도 안나지만 포스코 공장으로 가는 다리 옆에서 경찰과 밤새도록 밀고 밀렸던 그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읽었던 송경동 시인의 조시도 기억난다. 2005년에서 2006년 사이 너무나 많은 열사가 죽었고 송경동 시인은 마치 추도시 전문가가 된 것 마냥 날마다 추도시를 써야 했다. 그리서 한 때 그의 시를 다시는 듣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도 했다. 오랫만에 다시 찾으니 참... 부끄럽구나..

心/거리 2012.11.29

김주익 열사 영결식 김진숙 지도위원 추도사

새내기 때 메이데이 실천단 첫 모임에서 봤던 영상이다.그때 참 많이 울었는데... 찾아보니 앞이 좀 짤렸지만 영상이 남아있었다.박창수가 죽고, 김주익이 죽은 한진중공업. 아직도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추도사 전문 작년 한진중에서 밀려난 아저씨를 우연히 길에서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30년 일해온 일터에서 명퇴란 이름으로 강제로 밀려난 아저씨는 술이 한 잔 들어가자 박창수 위원장 이야기를 하며, 아무 것도 잘못한 게 없는 아저씨가 자꾸 미안하다며 울었습니다. 50이 넘은 사내가 10년도 더 지난 일로 술잔에 눈물 콧물을 빠뜨리는 걸 보면서 우리 모두에게 박창수란 이름은 세월의 무게로도 덮을 수 없는 아픔이구나 생각했습니다. 박창수 하나만으로도 우린 아프고 무겁습니다. 두번쨉니다. 대한조선공사를 한진중공업이..

心/거리 2012.11.29

1987년 이한열 열사 영결식 문익환 목사 추도사

내가 태어나던 해인 1987년 이한열 열사의 영결식 장면이다.이 때 문익환 목사가 조사를 맡았는데 오로지 먼저 간 열사들의 이름을 부르짖었을뿐이다.하지만 그 어느 장면보다 소름끼치는 장면이다. 민주주의의 길이 누구의 이름으로 쓰여졌는지 잘 기억하자. 전태일 열사여김상진 열사여장준하 열사여김태훈 열사여황정화 열사여김의기 열사여김세진 열사여이재호 열사여이동수 열사여김경숙 열사여진성일 열사여송광영 열사여박영진 열사여광주 2천여 영령이여박영두 열사여김종태 열사여박혜정 열사여표정두 열사여황보영국 열사여박종만 열사여홍기일 열사여박종철 열사여우종원 열사여김용권 열사여이한열 열사여 *중간에 빠진 이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心/거리 2012.11.29

논어 권제2, 위정爲政

爲政第二凡二十四章. ○子曰: 「爲政以德, 譬如北辰, 居其所而衆星共之. 」 共, 音拱, 亦作拱. ○政之爲言正也, 所以正人之不正也. 德之爲言得也, 得於心而不失也. 北辰, 北極, 天之樞也. 居其所, 不動也. 共, 向也, 言衆星四面旋繞而歸向之也. 爲政以德, 則無爲而天下歸之, 其象如此. ○程子曰: 「爲政以德, 然後無爲. 」 范氏曰: 「爲政以德, 則不動而化 不言而信 無爲而成. 所守者至簡而能御煩, 所處者至靜而能制動, 所務者至寡而能服衆. 」 ○子曰: 「詩三百, 一言以蔽之, 曰 『思無邪』 . 」 詩三百十一篇, 言三百者, 擧大數也. 蔽, 猶蓋也. 「思無邪」 , 魯頌駉篇之辭. 凡詩之言, 善者可以感發人之善心, 惡者可以懲創人之逸志, 其用歸於使人得其情性之正而已. 然其言微婉, 且或各因一事而發, 求其直指全體, 則未有若此之明且盡者. ..

經/논어 2012.11.27

논어 권제1, 학이學而

論語集注卷一學而第一此爲書之首篇, 故所記多務本之意, 乃入道之門̖ 積德之基̖ 學者之先務也. 凡十六章.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說̖ 悅同. ○學之爲言效也. 人性皆善, 而覺有先後, 後覺者必效先覺之所爲, 乃可以明善而復其初也. 習, 鳥數飛也. 學之不已, 如鳥數飛也. 說, 喜意也. 旣學而又時時習之, 則所學者熟, 而中心喜說, 其進自不能已矣. 程子曰: 「習, 重習也. 時復思繹, 浹洽於中, 則說也. 」 又曰: 「學者, 將以行之也. 時習之, 則所學者在我, 故說. 」 謝氏曰: 「時習者, 無時而不習. 坐如尸, 坐時習也; 立[一]如齊, 立時習也. 」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樂, 音洛. ○朋, 同類也. 自遠方來, 則近者可知. 程子曰: 「以善及人, 而信從者衆, 故可樂. 」 又曰: 「說在心, 樂主發散在外. 」 人不知而不慍..

經/논어 2012.11.27

논어서설, 독논어맹자법

論語序說 史記世家曰: 「孔子名丘, 字仲尼. 其先宋人. 父叔梁紇, 母顔氏. 以魯襄公二十二年, 庚戌之歲, 十一月庚子, 生孔子於魯昌平鄕陬邑. 爲兒嬉戱, 常陳俎豆, 設禮容. 及長, 爲委吏, 料量平; 委吏, 本作季氏史. 索隱云: 「一本作委吏, 與孟子合. 」 今從之. 爲司職吏, 畜蕃息. 職, 見周禮牛人, 讀爲樴, 義與杙同, 蓋繫養犠牲之所. 此官卽孟子所謂乘田. 適周, 問禮於老子, 旣反, 而弟子益進. 昭公二十五年甲申, 孔子年三十五, 而昭公奔齊, 魯亂. 於是適齊, 爲高昭子家臣, 以通乎景公. 有聞韶 問政二事. 公欲封以尼谿之田, 晏嬰不可, 公惑之. 有季孟吾老之語. 孔子遂行, 反乎魯. 定公元年壬辰, 孔子年四十三, 而季氏强僭, 其臣陽虎作亂專政. 故孔子不仕, 而退修詩̖ 書̖ 禮̖ 樂, 弟子彌衆. 九年庚子, 孔子年五十一. 公山不狃..

經/논어 2012.11.27

대학장구 전8장 ~ 전10장

所謂齊其家在脩其身者: 人之其所親愛而辟焉, 之其所賤惡而辟焉, 之其所畏敬而辟焉, 之其所哀矜而辟焉, 之其所敖惰而辟焉. 故好而知其惡, 惡而知其美者, 天下鮮矣! 辟, 讀爲僻. 惡而之惡̖ 敖̖ 好, 並去聲. 鮮, 上聲. ○人, 謂衆人. 之, 猶於也. 辟, 猶偏也. 五者, 在人本有當然之則; 然常人之情惟其所向而不加審焉, 則必陷於一偏而身不脩矣. 故諺有之曰: 「人莫知其子之惡, 莫知其苗之碩. 」 諺, 音彦. 碩, 叶韻, 時若反. ○諺, 俗語也. 溺愛者不明, 貪得者無厭, 是則偏之爲害, 而家之所以不齊也. 此謂身不脩不可以齊其家. 右傳之八章. 釋脩身齊家. 所謂治國必先齊其家者, 其家不可敎而能敎人者, 無之. 故君子不出家而成敎於國: 孝者, 所以事君也; 弟者, 所以事長也; 慈者, 所以使衆也. 弟, 去聲. 長, 上聲. ○身脩, 則家可敎矣;..

經/대학 2012.11.27

대학장구 전1장 ~ 전7장

康誥曰: 「克明德. 」 康誥, 周書. 克, 能也. 大甲曰: 「顧諟天之明命. 」 大, 讀作泰. 諟, 古是字. ○大甲, 商書. 顧, 謂常目在之也. 諟, 猶此也, 或曰審也. 天之明命, 卽天之所以與我, 而我之所以爲德者也. 常目在之, 則無時不明矣. 帝典曰: 「克明峻德. 」 峻, 書作俊. ○帝典, 堯典, 虞書. 峻, 大也. 皆自明也. 結所引書, 皆言自明己德之意. 右傳之首章. 釋明明德. 此通下三章至 「止於信」 , 舊本誤在 「沒世不忘」 之下. 湯之盤銘曰: 「苟日新, 日日新, 又日新. 」 盤, 沐浴之盤也. 銘, 名其器以自警之辭也. 苟, 誠也. 湯以人之洗濯其心以去惡, 如沐浴其身以去垢. 故銘其盤, 言誠能一日有以滌其舊染之汙而自新, 則當因其已新者, 而日日新之, 又日新之, 不可吳有間斷也. 康誥曰: 「作新民. 」 鼓之舞之之謂作, ..

經/대학 2012.11.27

대학장구 경1장

大學章句大, 舊音泰, 今讀如字. 子程子曰: 「大學, 孔氏之遺書, 而初學入德之門也. 」 於今可見古人爲學次第者, 獨賴此篇之存, 而論̖ 孟次之. 學者必由是而學焉, 則庶乎其不差矣. 大學之道, 在明明德, 在親民, 在止於至善. 程子曰: 「親, 當作新. 」 ○大學者, 大人之學也. 明, 明之也. 明德者, 人之所得乎天, 而虛靈不昧, 以具衆理而應萬事者也. 但爲氣稟所拘, 人欲所蔽, 則有時而吳; 然其本體之明, 則有未嘗息者. 故學者當因其所發而遂明之, 以復其初也. 新者, 革其舊之謂也, 言旣自明其明德, 又當推以及人, 使之亦有以去其舊染之汚也. 止者, 必至於是而不遷之意. 至善, 則事理當然之極也. 言明明德̖ 新民, 皆當至於至善之地而不遷. 蓋必其有以盡夫天理之極, 而無一毫人欲之私也. 此三者, 大學之綱領也. 知止而后有定, 定而后能靜, 靜而后..

經/대학 2012.11.27

대학장구서 (大學章句序)

大學章句序 大學之書, 古之大學所以敎人之法也. 蓋自天降生民, 則旣莫不與之以仁義禮智之性矣. 然其氣質之稟或不能齊, 是以不能皆有以知其性之所有而全之也. 一有聰明睿智能盡其性者出於其閒, 則天必命之以爲億兆之君師, 使之治而敎之, 以復其性. 此伏羲 神農 黃帝 堯 舜, 所以繼天立極, 而司徒之職 典樂之官所由設也. 三代之隆, 其法寖備, 然後王宮 國都以及閭巷, 莫不有學. 人生八歲, 則自王公以下, 至於庶人之子弟, 皆入小學, 而敎之以灑掃 應對 進退之節, 禮樂 射御 書數之文; 及其十有五年, 則自天子之元子 衆子, 以至公 卿 大夫 元士之適子, 與凡民之俊秀, 皆入大學, 而敎之以窮理 正心 修己 治人之道. 此又學校之敎 大小之節所以分也. 夫以學校之設, 其廣如此, 敎之之術, 其次第節目之詳又如此, 而其所以爲敎, 則又皆本之人君躬行心得之餘, 不待求之民..

經/대학 2012.11.27

절 안에 들어선 사액서원

표충사에 보관중인 사명대사 진영 이번 강의는 저번 특강을 구체화하여서 사찰 안에 사액서원이 등장하게 되는 특징적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절과 사액서원이라... 마치 절 안에 교회가 있는 것처럼 어울리지 않는 모습입니다. 조선시대 불교는 많은 핍박을 당했고, 절을 무너트리고 무덤을 쓰거나 서원, 재실을 세우는 경우가 빈번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지방, 특이 경상도 지방에 조사를 나가면 서원 주춧돌로 탑의 부재를 쓰거나, 무덤 석물로 석등이나 석탑 부재를 가공한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임진왜란 이후 사찰 안에는 유교식 사당이 많이 등장하게 됩니다. 사찰 안에 유교식 사당이 등장하는 것은 두가지 경우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왕실의 복을 빌거나 죽은 왕족의 극락왕생을 비는 사찰로..

史/조선 2012.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