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일본 여행기 10차

간사이대원정 16일 - 오사카 카타노 (시시쿠츠지獅子窟寺)

同黎 2016. 10. 25. 21:58



여행 16일차 아침

완전 혼자 다니는 날이다.


다행히 날씨는 아주 맑다.


시치조역으로 가는 길


작은 개울이 있는데 타카세가와(高瀬川)라고 하는 운하이다.

호코쿠지 대불전을 세우면서 석재를 운송하기 위해 히데요시가 판 운하 중의 하나이다.


사적이라지만 그냥 동네 하천 같은 모습


시치조대교를 넘어간다.


가모가와


날씨가 좋아 기분이 좋다.


이제 다리를 건너 역으로 간다.


시치조역에서 케이한선을 타고 히라카타시까지 간 다음에


히라카타시역에서 지선인 카타노선으로 갈아탄다.


그러면 종점인 키사이치역에 도착


1시간이 좀 넘는 거리이다.


시시쿠츠지가 상당히 산 위에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역에서 내려 택시를 찾았으나


정말 아무것도 없는 한적한 동네이다.

등산객만 종종 보인다.


구글맵을 켜고 길을 가는데 점점 이상한 길이 나온다.


겨우 주택가 큰길로 합류


걸어서 15분이라고 일본 위키에 써 있지만 거짓말이다.

30분은 잡아야 한다. 여기까지가 10분


이제부터는 완전 산길이다.

뭐 차는 다닐 수 있을 것 같다.


시시쿠츠지(사자굴사) 경내 안내도

그러니까 저 꼭대기까지 가면 된다.


갈림길


갑자기 어마어마한 길이 나타났다.


산을 헤치고 억지로 뚫은 듯한 길

처음에는 이 길이 맞는지 의문이 들기도?


가는 길

순례자를 위한 표석이 있는 것을 보니 여기가 맞긴 맞나보다.


올라온 길


계속 표석이 보인다.


경사가 꽤 심하다

지나가다가 만나는 일본인들이 오하요 하는데 모두들 헉헉거린다.


가는 길에 만난 지장보살 석불


또 나타난 표석


쇼무천황의 칙원사라는 내용이 뒤편에 적혀있다.


이렇게 20분 정도 올라오면


건물 터가 하나 나온다.


과거 인왕문 터이다.


인왕문 터 옆에 있는 석불


지금은 문도 사라지고 이렇게 흔적만 남았다.


다시 험난한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미치겄다


드디어 사찰에 도착


본당인 유리전

시시쿠츠지(獅子窟寺, 사자굴사)는 아스카시대 쇼무천황이 교키(행기)를 시켜 지었다고

하며 예전부터 바위와 굴이 많기로 유명한 곳이었다고 한다. 이후 구카이(공해)가 여기서

수행했고 지금도 고야산진언종 사찰로 남아 있다.

가마쿠라시대에 쇠락했다가 카메야마천황이 귀의하면서 부흥하였으나, 오사카 여름 전투 때

도요토미 측에 서기를 거부하여 본사와 12개의 탑두가 모두 불탔다고 한다. 결국 약사여래

본존만 들고 나라 쪽으로 튀었다가 이후 재건해서 현재에 이른다.


시시쿠츠지는 거석들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아마 한국에도 있는 남근석, 여근석 숭배가 이어지는 것 같은데

이 바위 3개는 관음암이라고 한다.


다른 바위는 대일여래라는 이름이 붙었고


또 다른 거석은 변재천이라고 한다.


변재천 바위 표면에 뭔가를 문질러 소원을 빈 흔적이 있고 앞에는 작은 석탑이 서 있다.


변재천이라는 깃발


곳곳에 있는 석불들


본전인 유리전

본존 약사여래가 유리광세계의 교주이니 유리전이라고 한 것이다.


시시쿠츠지의 유래를 적은 안내판


유리전 내부에는 불상이 모셔져 있는데


국보 약사여래상은 아니고 아마 에도시대에 다시 만든 불상들인 듯하다.


한쪽에 모셔진 인왕상


아마 인왕문은 불탔어도 인왕상은 구한 듯하다.


지장보살을 모시는 작은 건물


국보 약사여래상을 보러 가자

가는 길에 놓인 바위는


천복암이라고 해서 지장보살을 상징한단다.


지장보살이라는 깃발이 둘러져있는 바위

뒤에는 보협인탑이 서 있다.


한쪽에는 약사암도 있다.


이제 국보 약사여래상을 보러 수장고로 간다.

시시쿠츠지에 온 이유는 이것 때문. 단 약사여래상을 보려면

최소 일주일 전 왕복 우편엽서나 전화로 예약을 해야 한다.


잠시 기다리면서 마당 앞을 보니 탑의 상륜부였던 것 같은 석조물이 서 있다.


여기서 내려다 보이는 모습


카타노시에서 무라노, 히라카타까지 펼쳐진 넓은 평야가 보인다.


잠시 기다리면 수장고 안으로 나를 안내해주고 배관료 300엔을 받은 후 차와 다과를 내어 준다.


설마 불상을 훔쳐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지(CCTV도 있었고)

천천히 감상하고 나가라고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나갈 때는 초인종을 누르고 나가면 된단다.


이것이 국보 약사여래상. 9세기 헤이안시대 초기의 작품이다.


좌우에는 협시보살과 12신장이 있다.


생각보다는 크기가 작았는데 상은 92.3센치미터이다.

그래도 당당한 위압감을 주는 헤이안시대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위엄이 서리면서도 부드러운 모습인데 이런 것은 당나라 시대 중국 불상의 모습과 비슷하다.

 

다만 오른손이 후에 보수된 것인데 부자연스러워서

본래 설법인을 맺고 있는 아미타상일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벽면에 붙어있는 불상의 사진들


한쪽에는 홍법대사 구카이의 어린 시절을 그린 유아대사상이 걸려있다.


이제 보존고를 나온다.


본존불 안내문


밖에서 찍은 보존고의 모습


이제 문을 닫고 나온다.


내려오는 길

본당 뒤편으로 산의 바위나 왕의 묘라는 유구가 있는 모양인데 더 올라가진 못하겠다.


다시 나타난 인왕문 터


여기는 약수터로 가는 길

잠깐 내려갔다가 포기하고 큰 길로 돌아간다.


드디어 아스팔트 포장길이 나온다.

아침부터 운동이라니


아직도 안 끝났구나...


이렇게 한참을 또 내려간다.


드디어 보이는 끝


때때로 원숭이가 출몰한다는 안내판

원숭이 보고 싶네


드디어 마을로 접어들었다.


키사이치역 도착. 이렇게 고된 첫 일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