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무료한 103-230

<대망>에 관한 메모

同黎 2012. 9. 8. 01:40

생각해보면 <대망>은 단순히 재미난 일본 역사 대하소설이 아니다.


메이지유신 이후 근대 일본에서 막부와 관련된 인물이나 역사는 거의 다 부정되었다. 비단 에도막부 뿐만이 아니라 가마쿠라나 무로마치막부도 마찬가지였다. 토막의 여명을 밝힌 사건이 교토 도지인(등지원, 절이다. 난 가봤다.)에 모셔져있던 무로마치 막부 쇼군들의 목을 쳐서 강에 버린 것이라고 하니... 북조 천황들은 정통성을 잃어 버렸고, 패배한 남조 천황이 정통성을 얻게 되었다.


여기서 빗겨간 것은 도요토미 히데요시 뿐. 바늘장수에서 쇼군이 된 이 에도막부의 적에게 메이지 천황은 도요쿠니 신사를 다시 세워주고 정1위의 벼슬을 내려주었다.  메이지 천황의 '역사 다시 세우기'도 재미있는 연구 주제인 듯 하다.


그런데 <대망>은 패전 후 20년이 안된 상태에서 쓰여졌음에도 불구하고 에도막부의 창시자인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대범하면서도 신중한 거의 최고의 지도자로 묘사하고 있다. 이런 소설을 만났을 때 일본인들이 받았을 괴리 - 교육받은 역사관과의 괴리는 어땠을 까? 나쁜놈으로 알고 있던 놈이 사실 대단했어! 라는 건데 우리로 치면 뭐... 이완용이 알고 보니 착한놈이었데 정도가 아니었을까? 여튼 <대망>은 그걸 해내었으니 그 문화적 파급력이 실상은 생각보다 훨씬 더 대단한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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