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여기서 여행기 중간에 내가 그렇게 다닌 두 개의 성지 순례, 즉
사이코쿠(서국) 삼십삼소 관음영장순례와 라쿠요(낙양) 삼십삼소 관음영장순례에 대해서 설명하려고 한다.
일본에는 일찍이 헤이안시대부터 순례 문화가 발달했는데 가장 유명한 것이 시코쿠(사국) 88개소 영장을
순례하는 오헨로미치와 간사이지방 관음성지를 순례하는 사이코쿠 관음성지순례이다. 그 밖에도 수많은
순례들이 있는데, 구마노고도나 고야가도 같이 오래된 것부터 아주 최근에 생긴 것까지 순례코스도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이세신궁과 간사이지방의 150개 주요 사찰과 신사를 순례하는 신불영장순례
같이 평생 다 할 수 있을까 싶은 엄청난 규모의 것부터 홍법대사 3개소 순례 같은 아주 짧은 것도 있다.
이 같은 순례는 화엄경 입법계품에 나오는 선재동자의 선지식 순례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내가 진행 중인 순례는 사이코쿠 33개소 관음성지순례와, 라쿠요 33개소 관음성지순례이다.
먼저 서국 삼십삼소 순례를 살펴보자.
사이코쿠의 관음성지 순례는 나라시대인 718년에 하세데라(장곡사)에 있던 덕도상인이 시작했다고 한다.
그가 병이 들어 죽게 되어 염라대왕 앞에 갔는데 생전의 죄를 보여주며 이를 씻어내기 위해서는 일본의
33개소에 있는 관음영장을 순례해야 한다고 하였다고 한다. 이것이 유래가 되어 관음성지로 지목된 곳
33곳에는 하늘에서 보인이 내려져 순례의 증표로 도장을 받도록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순례는 호응을 받지 못하고 하늘에서 내려진 보인은 효고현에 있는 나카야마데라(중산사)에 봉인되었다.
그러나 헤이안시대인 968년 카잔인(화산원)에 구마노다이곤겐(웅야대권현)이 나타나 순례를
재개하라는 신탁을 내렸고 나카야마데라에서 보인을 찾아내었다. 이후 공야상인, 불안상인 등이
순례를 권장하였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많고 아마 순례는 원정기에 부흥한
관음신앙에 힘입어 11세기에 시작되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다. 이후 전해오는 기록에서
영장 예소의 순번에 차이가 있는 등 정확한 시초에 대해서는 이론이 아직 있다.
하여튼 이러한 순례는 서민층의 광범위한 호응을 얻어 11세기에 성립되어 12세기 후반
나치에 있는 세이간토지(청안도사)를 1번으로 하고 33개 사찰과 번외사찰 3개를 넣은
지금의 모습으로 확립되었다고 보여진다. 그리고 33개 영장에 해당하는 사찰들은 귀족불교,
서민불교와 신도 및 지역 유력 사찰 등 다양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에도시대에는 특히 서민들의
순례가 엄청나게 많아져 간토지방의 반도(판동) 삼십삼개 관음영장과, 사이타마현의 치치부(질부)
삼심사개 관음영장이 더해져 일본 백관음영장이 성립하게 된다. 메이지시대에 휴가라는 개념이
생기게 되자 간사이지방 신문사들의 연합으로 신서국 삼십삼개 영장이 생기기도 하였다.
사이코쿠 삼십삼개소의 목록은 아래와 같다.
번호 |
사명 |
통칭/별칭 |
본존 |
종파 |
도도부현 |
1 |
세이간도지 (청안도사) |
나치산지 (나지산사) |
여의륜관음 |
천태종 |
와카야마현 |
2 |
곤고호지 고코쿠인 (금강보사 호국원) |
기미이데라 (기삼정사) |
십일면관음 |
구세관음종 |
와카야마현 |
3 |
코카와데라 (분하사) |
|
천수관음 |
분하관음종 |
와카야마현 |
4 |
세후쿠지 (시복사) |
마키오데라 (진미사) |
천수관음 |
천태종 |
오사카부 |
5 |
후지이데라 (갈정사) |
후지이데라 (등정사) |
천수관음 |
진언종 어실파 |
오사카부 |
6 |
미나미홋케지 (남법화사) |
츠보사카데라 (호판사) |
천수관음 |
진언종 단립 |
나라현 |
7 |
류가이지 (용개사) |
오카데라 (강사) |
여의륜관음 |
진언종 풍산파 |
나라현 |
번외 |
호키인 (법기원) |
덕도상인묘 |
덕도상인 |
진언종 풍산파 |
나라현 |
8 |
하세데라 (장곡사) |
하세데라 (초뢰사) |
십일면관음 |
진언종 풍산파 |
나라현 |
9 |
고후쿠지 난엔도 (흥복사 남원당) |
|
불공견삭관음 |
법상종 |
나라현 |
10 |
미무로도지 (삼실호사) |
미무로도지 (어실호사) |
천수관음 |
본산수험종 |
교토부 |
11 |
카미다이고지 (상제호사) |
|
준제관음 |
진언종 제호파 |
교토부 |
12 |
쇼호지 (정법사) |
이와마데라 (암간사) |
천수관음 |
진언종 제호파 |
시가현 |
13 |
이시야마데라 (석산사) |
|
여의륜관음 |
동사진언종 |
시가현 |
14 |
온죠지 칸논도 (원성사 관음당) |
미이데라 (삼정사) |
여의륜관음 |
천태사문종 |
시가현 |
번외 |
간케이지 (원경사) |
|
약사여래 |
천태종 |
교토부 |
15 |
칸논지 (관음사) |
이마쿠마노칸논지 (금웅야관음사) |
십일면관음 |
진언종 천용사파 |
교토부 |
16 |
기요미즈데라 (청수사) |
|
천수관음 |
북법상종 |
교토부 |
17 |
로쿠하라미츠지 (육바라밀사) |
|
십일면관음 |
진언종 지산파 |
교토부 |
18 |
쵸호지 (정법사) |
롯카쿠도 (육각당) |
여의륜관음 |
천태종 단립 |
교토부 |
19 |
교간지 (행원사) |
코도 (혁당) |
천수관음 |
천태종 |
교토부 |
20 |
요시미네데라 (선봉사) |
요시미네상 |
천수관음 |
선봉관음종 |
교토부 |
21 |
아나오지 (혈태사) |
아나오지, 보다이지 (혈수사, 보리사) |
성관음 |
천태종 |
교토부 |
22 |
소지지 (총지사) |
|
천수관음 |
고야산진언종 |
오사카부 |
23 |
카츠오지 (승미사) |
미로쿠지 (미륵사) |
천수관음 |
고야산진언종 |
오사카부 |
24 |
나카야마데라 (중산사) |
나카야마칸논 (중산관음) |
십일면관음 |
진언종 중산사파 |
효고현 |
번외 |
보다이지 (보리사) |
카잔인 (화산원) |
약사유리광 여래 |
진언종 화산원파 |
효고현 |
25 |
기요미즈데라 (청수사) |
반슈기요미즈데라 (파주청수사) |
천수관음 |
천태종 |
효고현 |
26 |
이치죠지 (일승사) |
|
성관음 |
천태종 |
효고현 |
27 |
엔교지 (원교사) |
니시노히에이잔 (서의 비예산) |
여의륜관음 |
천태종 |
효고현 |
28 |
나리아이지 (성상사) |
나리아이상 |
성관음 |
진언종 단립 |
교토부 |
29 |
마츠노오데라 (송미사) |
마츠노오상 |
마두관음 |
진언종 제호파 |
교토부 |
30 |
호곤지 (보엄사) |
지쿠부시마호곤지 (죽생도보엄사) |
천수관음 |
진언종 풍산파 |
시가현 |
31 |
쵸메이지 (장명사) |
|
천수관음 십일면관음 성관음 |
천태종 단립 |
시가현 |
32 |
칸논쇼지 (관음정사) |
부츠호코류지 (불법흥륭사) |
천수관음 |
천태종 단립 |
시가현 |
33 |
케곤지 (화엄사) |
타니구미상 |
십일면관음 |
천태종 |
기후현 |
이제부터 내가 다닌 서국 삼십삼개소의 모습과 거기서 받은 주인(朱印)을 소개한다.
(단, 다이고지, 로쿠하라미츠지, 이시야마데라, 미이데라는 가긴 했지만 납경은 못 받았으므로 일단 패스)
위 사진은 기요미즈데라에서 산 납경장
각 사찰의 모습이 수채화로 그려진 납경장이다.
납경료는 보통 300엔이며, 만약 좀 비싼 납경장을 어느 절에서 샀다면
거기는 납경료는 따로 받지 않고 서비스(?)로 처리해주는 경우도 있다.
5번 후지이데라(갈정사)
8번 하세데라(장곡사)
9번 고후쿠지 난엔도(흥복사 남원당)
15번 이마쿠마노칸논지(금웅야관음사)
16번 기요미즈데라(청수사)
18번 쵸호지 롯카쿠도(정법사 육각당)
19번 코도 교간지(혁당 행원사)
번외사찰 호키인(법기원)
내가 한 또 하나의 순례는 라쿠요(낙양) 삼십삼소 관음성지 순례.
라쿠요, 즉 낙양은 수도인 교토를 상징한다. 낙양 삼심삼개소는 교토 안에 있는 관음성지 33곳을 의미한다.
헤이안시대 후기 고시라카와천황(후백하천황)이 정한 것인데 메이지시대 중단되었다.
그러나 2005년부터 다시 부활하여 순례가 이어지고 있다. 사이코쿠 순례에 비하여 서민적 경향이
더 강하다. 이를테면 귀족적인 성격이 강한 기요미즈데라 본당 관음신앙에 비하여 서민적인
성격이 강한 부속 전당의 관음상들이 대거 순례의 대상으로 들어가 있는 것을 보면 그렇다.
사이코쿠 순례에서 지목하고 있는 곳 중 교토 시내에 있는 절들은 워낙 유명한 관음성지이기
때문에 당연히 겹친다. 롯카쿠도(육각당), 코도(혁당), 이마쿠마노칸논지(금웅야관음사),
로쿠하라미츠지 (육바라밀사)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후시미구에 있는 다이고지의 경우
엄청 유명한 관음성지임에도 과거에는 교토 시내가 아니었기 때문에 제외되어 있다.
위의 사진이 납경장인데 아주 소박한 모습의 것이다.
시작된 지 얼마되지 않아 납경장도 다양하지 못한 편. 4차 여행에서 도지에서 샀다.
아래는 라쿠요(낙양) 삼십삼개소의 목록
번호 |
사명 |
통칭/별칭 |
본존 |
종파 |
1 |
쵸호지 (정법사) |
롯카쿠도 (육각당) |
여의륜관음 |
천태종 단립 |
2 |
세이간지 (서원사) |
|
십일면관음 |
정토종 서산심초파 |
3 |
고죠인 (호정원) |
키요시코진 (청황신) |
준제관음 |
천태종 |
4 |
교간지 (행원사) |
코도 (혁당) |
천수관음 |
천태종 |
5 |
신하세데라 (신장곡사) |
신뇨도 (진여당) |
십일면관음 |
천태종 |
6 |
콘카이고묘지 (금계광명사) |
쿠로다니상 |
천수관음 |
정토종 |
7 |
쵸라쿠지 (장락사) |
|
준제관음 |
시종 |
8 |
다이렌지 (대련사) |
|
십일면관음 |
정토종 |
9 |
세이류지 (청룡사) |
|
성관음 |
정토종 |
10 |
기요미즈데라 젠코지도 (청수사 선광사당) |
|
여의륜관음 |
북법상종 |
11 |
기요미즈데라 오쿠노인 (청수사 오원) |
|
삼면천수관음 |
북법상종 |
12 |
기요미즈데라 혼도 (청수사 본당) |
|
천수관음 |
북법상종 |
13 |
기요미즈데라 아사쿠라도 (청수사 조창당) |
|
천수관음 |
북법상종 |
14 |
기요미즈데라 타이산지 (청수사 태산사) |
|
천수관음 |
북법상종 |
15 |
로쿠하라미츠지 (육바라밀사) |
|
십일면관음 |
진언종 지산파 |
16 |
츄겐지 (중원사) |
|
천수관음 |
정토종 |
17 |
렌게오인 (연화왕원) |
산쥬산겐도 (삼십삼간당) |
천수관음 |
천태종 |
18 |
젠노지 (선능사) |
|
성관음 |
진언종 천용사파 |
19 |
칸논지 (관음사) |
이마쿠마노칸논지 (금웅야관음사) |
십일면관음 |
진언종 천용사파 |
20 |
센뉴지 (천용사) |
|
양귀비관음 |
진언종 천용사파 |
21 |
홋쇼지 (법성사) |
|
천수관음 |
정토종 서산선림사파 |
22 |
죠코지 (성흥사) |
|
천수관음 |
진언종 천용사파 |
23 |
쿄오고코쿠지 (교왕호국사) |
도지 (동사) |
십일면관음 |
동사진언종 |
24 |
쵸엔지 (장원사) |
|
성관음 |
정토종 |
25 |
호온인 (법음원) |
|
불공견삭관음 |
진언종 쳔용사파 |
26 |
쇼운지 (정운사) |
|
십일면관음 |
정토종 |
27 |
뵤도지 (평등사) |
이나바도 (인번당) |
십일면관음 |
진언종 지산파 |
28 |
미부데라 츄엔 (임생사 중원) |
|
십일면관음 |
율종 |
29 |
후쿠쇼지 (복승사) |
|
성관음 |
진언종 선통사파 |
30 |
지조인 (지장원) |
츠바키데라 (춘사) |
십일면관음 |
정토종 |
31 |
히가시무카이칸논지 (동향관음사) |
|
십일면관음 |
진언종 천용사파 |
32 |
로잔지 (노산사) |
|
여의륜관음 |
천태원정종 |
33 |
세이와인 (청화원) |
|
성관음 |
진언종 지산파 |
1번 롯카쿠도 쵸호지(육각당 정법사)
3번 고죠인(호정원)
4번 코도 교간지(혁당 행원사)
10번 기요미즈데라 젠코지도(청수사 선광사당)
11번 기요미즈데라 오쿠노인(청수사 오원)
12번 기요미즈데라 혼도(청수사 본당)
13번 기요미즈데라 아사쿠라도(청수사 조창당)
14번 기요미즈데라 타이산지(청수사 태산사)
18번 젠노지(선능사)
19번 이마쿠마노칸논지(금웅야관음사)
20번 센뉴지(천용사)
23번 도지(동사)
25번 호온인(법음원)
28번 미부데라 츄엔(임생사 중원)
31번 히가시무카이칸논지(동향관음사)
32번 로잔지(노산사)
아직도 갈 곳이 너무 많다. 언젠가 2주 이상 일본에 머물면서 나머지 곳도 모두 가 볼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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