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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의 그 ‘임’을 아십니까?

‘임을 위한 행진곡’의 그 ‘임’을 아십니까?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로 시작해서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로 끝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80년대를 대표하는 운동가요이다. 학교와 공장과 거리에서, 집회와 시위가 있는 곳이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 노래를 불렀고, 가슴 절절한 곡조와 가사는 사람들을 하나로 만들었다. 80년대의 격동을 스쳐지나간 사람이라면, 아니면 비록 그 시대를 살지 않았더라도 한국 현대사의 거친 숨결을 느끼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노래를 기억하겠지만, 이 노래에서 ‘윤상원’이라는 한 인물을 떠올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윤상원이 1980년 5월 27일 광주에서 산화한지 19년, ‘광주사태’는 ‘5·18민주화운동’으로 복권되고 5월 18일은 국가기념..

心/거리 2013.03.12

나는 행복을 위해 투쟁합니다. 이주노동자와 함께

나는 행복을 위해 투쟁합니다. 이주노동자와 함께.... 제 인생에 있어 가장 행복했던 시기는 세번에 걸쳐 있습니다. 그 첫번째는 한국교회의 개혁과 변화를 꿈꾸며, 아울러 이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한국교회를 꿈꾸며, 대구기독청년협의회의 청년들과 함께 기독청년운동을 할 때였습니다. 그 두번째는 평생을 아웅다옹하며 삶을 나누고자 하는 희년공동체의 식구들과 함께 비산동주민들과 부대끼며 지역주민운동을 꿈꾸는 때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는 이 땅에서 우리와 함께 땀흘리며, 똑같은 노동자로 살아가지만, 노동자로서의 기본적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40만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하고 있는 지금 이 시기입니다. 이주노동자 운동에 뛰어든 이래, 지난 1년 9개월동안 저는 아름다운 세사람을 만났습..

心/거리 2013.03.12

하종강의 세 바보 이야기

첫번째 바보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본사가 있는 안산 공장에는 여성 노동자가 많고 지사인 춘천 공장에는 남자 노동자들뿐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설명할까요? 머리 속에 그림을 잘 그려보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앞으로 하는 설명이 이해가 됩니다. 안산에는 본사가 있고 춘천에도 공장이 있는데, 안산 공장에는 주로 여성 노동자가, 춘천 공장에는 주로 남성 노동자들이 많이 있다는 뜻입니다. 춘천 공장의 인원이 조금 더 많았으니 양쪽 공장을 모두 합치면 당연히 남자 숫자가 훨씬 더 많았습니다. 안산에 노동조합 본부가 있고, 춘천에는 노동조합 지부가 있습니다. 형식상 춘천 지부는 안산 본부 노조의 지시를 받고, 노동조합 대표자를 부르는 명칭도 안산은 '위원장'이고 춘천은 '지부장'입니다. 안산 본부 노조의 위원장 선거..

心/거리 2013.03.12

민주주의는 결코 '준법'을 통해 얻어지지 않는다

(...) 인류의 역사에서 인간의 생명에 대한 가장 극악한 파괴행위는 '법'을 준수하는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져 왔다 (...) - 서준식, '여호와의 증인에게(한겨레 2001년 4월 5일)' - 마틴 루터 킹은 어느 설교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악법은 그 누구도 스스로 나서서 없애 주지 않는다. 우리가 그 법을 위반하고 잡혀가고 잡혀가고 또 잡혀가고 우리로 감옥이 넘쳐날 때 악법은 씨가 마르는 것이다." 진지한 인권운동은 어느 시대에나 이렇게 처절한 것이었고 그 처절함이 사라질 때 인권운동의 진지함도 사라지는 것일 터입니다. 생각해 보면 인권운동가가 악법을 꼬박꼬박 '준수'하면서 악법에 반대한다는 것은 가장 궁극적인 의미에서 참으로 가소로운 자가당착이요 자기기만이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 ..

心/거리 2013.03.12

장애인이동권연대 박경석동지가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를 사양하며 쓴글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사양한 이동권연대 박경석대표(옮김) 안녕하십니까? 저는 박경석입니다. 정말 무겁고 민망한 마음으로 밤을 지새우며 이 글을 씁니다. 박인용 동지의 추천 글을 통해 수많은 동지들의 추천을 받고 감당할 수없는 지지에 진정으로 감사드립니다. 그 무게는 88년부터 지금까지 장애운동을 하면서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선택과 결단을 요구한 것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영광스럽고 획기적인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동지들의 지지에 감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민망할 따름입니다. 이 결정이 동지들에게 상처가 될까 두렵습니다. 그러나 이번을 기회로 동지들과 함께 더욱 현장투쟁을 확장하고 강화시키며 진보적 장애운동의 조직건설에 진정으로 연대하고 싶습니다. 장애아이를 둔 어머니의 추천 글에서 저의..

心/거리 2013.03.12

사회주의 여성주의란 무엇인가? - 바버라 에런리치

사회주의 여성주의란 무엇인가? (What Is Socialist Feminism?)바버라 에런리치 (Barbara Ehrenreich) 번역: 신기섭 이 글은 1976년 잡지 윈에 처음 실렸으며 저자의 동의를 얻어 다시 싣는다. 이 글은 사회주의 여성주의 사상의 고전이다. 이와 관련된 문제들에 대해 수십년동안 토론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지만, 우리가 보기에 이 글의 중요성은 변함없다. - 먼슬리 리뷰 편집진 어떤 수준에서, 아마도 너무나 분명하게 표현되지는 않았지만, 사회주의 여성주의는 오랫동안 많은 걸 겪었다. 당신은 자본주의 사회의 여성이다. 당신은 화난다. 일에 대해, 월급봉투에 대해, 남편(또는 전 남편)에 대해, 아이들의 학교, 집안일에 대해, 예쁜 것에 대해, 예쁘지 않은 것에 대해, 남들이 쳐..

心/거리 2013.03.12

10월 혁명을 옹호하며 - 레온 트로츠키

10월 혁명을 옹호하며(1932년 11월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서 행한 강연 )Leon Trotsky 사회주의자 국제총회가 개최되어 참석했을 때 코펜하겐과 나는 처음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애틋한 추억을 간직한 채 나는 이 도시를 떠났었다. 그러나 그때 이후 25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그 동안 오레순트와 피요르드의 물결은 다시 또 다시 바뀌었다. 그리고 바뀐 것은 물결만이 아니었다. 전쟁이 유서 깊은 유럽 대륙의 등뼈를 분질러 놓았다. 이 대륙의 강과 바다는 피로 물들었다. 인류 특히 유럽의 인류는 격심한 시련을 겪었으며 더욱 우울하고 야만적이 되었다. 모든 종류의 갈등은 더욱 가혹해졌다. 세계는 거대한 변화의 시기로 들어섰다. 이것의 극단적인 표현이 바로 전쟁과 혁명이다.오늘 강연의 주제인 혁명에..

心/거리 2013.03.12

스스로 만든 덫에 걸린 우리들 - 김진숙

부치지 못하리란 걸 알면서도 밤새워 쓰는 편지도 있고 오지 않으리라는 걸 알면서도 기다려지는 편지가 있습니다. 돌아오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기다리게 되는 사람이 있고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보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기다리지 않아도 밤은 자꾸 오고 술마저 취하지 않는 밤. 새벽이 얼마나 더디 오는지 새벽을 견뎌 본 자는 압니다. 그런 밤, 신 내린 무당처럼 산에 올라 부를수록 상처가 되는 이름을 목 놓아 부르는 일은 얼마나 어리석습니까? 언제나 늦게 오던 사랑. 다시는 볼 수 없을 때가 되어서야 그게 사랑이었음을 깨닫는 일은 얼마나 쓸쓸합니까? 내가 스물 하나 일 때 박창수도 스물 하나였고 내가 스물 셋일 때 스물 하나였던 김주익을 만났던 언제나 거기서부터 떠오르는 이 형벌 같은 기억들은 ..

心/거리 2013.03.12

일제시대 인터내셔널가

일어나라 저주로인 맞은 주리고 종된 자 세계 우리의 피가 끓어 넘쳐 결사전을 하게하네 억제의 세상 뿌리 빼고 새 새계를 세우자 짓밟혀 천대받은 자 모든 것의 주인이 되리 [후렴] 이는 우리 마지막 판가리 싸우미니 인터나쇼날로 인류가 떨치리 이는 우리 마지막 판가리 싸우미니 인터나쇼날로 인류가 떨치리 하느님도 임금도 영웅도 우리를 구제 못하라 우리는 다만 제 손으로 헤방을 가져오리라 거세인 솜씨로 압박 부시고 제것을 찾자면 풀무를 불며 용감히 두드려라 쇠가 단김에 [후렴] 우리는 오직 전세계의 위대한 로력의 군대 땅덩어리는 우리의 것이니 기생충에게는 없으리 개무리와 도살자에게는 큰 벼락 쏟아져도 우리의 머리 우에는 찬란한 태양이 비치리 아주 아주 오래 전, 학교에 알렉스 캘리니코스라는 영국 선생님을 모시고..

心/노래 2013.03.11

전태일열사의 유서

사랑하는 친우여받아 읽어주게친구여,나를 아는 모든 나여 나를 모르는 모든 나여 부탁이 있네나를,지금 이 순간의 나를 영원히잊지 말아주게 그리고 바라네그대들 소중한추억의 서재에 간직하여 주게뇌성 번개가 이 작은 육신을태우고 꺾어버린다고 해도 하늘이 나에게만꺼져 내려온다 해도 그대 소중한 추억이 간직된 나는조금도 두렵지 않을 걸세 그대들이 아는,그대 영역의 일부인 나 그대들의 앉은 좌석에 보이지 않게 참석했네 미안하네용서하게테이블 중간에 나의 좌석을 마련하여 주게 원섭이와 재철이 중간이면 더욱 좋겠네 그대들이 아는,그대들의 전체의 일부인 나 힘에 겨워 힘에 겨워굴리다 다 못 굴린 그리고 또 굴려야 할덩이를나의 나인 그대들에게 맡긴 채 잠시 다니러 간다네잠시 쉬러 간다네 어쩌면 반지의 무게와 총칼의 질타에구애..

心/거리 2013.03.11

들불

“만약 그대가 우리를 처형함으로써 노동운동을 쓸어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렇다면 우리의 목을 가져가라! 가난과 불행과 힘겨운 노동으로 짓밟히고 있는 수백만 노동자의 운동을 없애겠다면 말이다! 그렇다. 당신은 하나의 불꽃을 짓밟아 버릴 수 있다. 그러나 당신의 앞에서, 뒤에서, 사면팔방에서 끊일 줄 모르고 불꽃은 들불처럼 있다. 그렇다. 그것은 들불이다. 당신이라도 이 들불을 끌 수 없으리라...” -미국 노동운동 지도자 스파이즈의 최후진술 中

心/거리 2013.03.11

인터내셔널가 아지

16세의 봉제공 엠마 리이스가 체르노비치에서 예심판사앞에 섰을 때 그녀는 요구받았다 왜 혁명을 호소하는 삐라를 뿌렸는가 그 이유를 대라고 이에 답하고나서 그녀는 일어서더니 노래하기 시작했다 인터내셔널을 예심판사가 손을 내저으며 제지하자 그녀의 소리가 매섭게 외쳤다 기립하시오! 당신도 이것은 인터내셔널이오! 자본가로 하여금 프롤레타리아트 혁명 앞에 벌벌 떨게 하라. 프롤레타리아트가 혁명 앞에서 잃을 것은 쇠사슬이요, 얻을 것은 세계 전체이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투쟁! 투쟁! 투쟁투쟁투쟁!

心/노래 2013.03.11

남성들이여, 남자다움을 거부하라

남성들이여, 남자다움을 거부하라[기고] 김승연 부자 폭행사건과 잃어버린 소통의 언어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으로 우리 사회가 시끄럽다. 술집에서 맞고 온 둘째 아들이 “경찰에 고소하겠다”고 하자, 김승연 회장은 “철없는 소리 하지 마라. 남자답게 행동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승연 회장이 ‘남자답게 행동’한 결과는? 법적인 대응이 아니라, 아들을 데리고 가서 가해자를 색출하고, 직접 보복폭행을 한 것이다. 폭행 후 김 회장은 폭탄주를 한 잔씩 돌리고 “남자답게 화해했으니 없던 일로 하자”고 말했단다. 그토록 남자다움을 강조했던 김 회장은 이제 경찰의 조사 앞에 ‘남자답지 않게’ 자신의 범행사실을 부인하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김 회장은 자신이 강조한 ‘남자다움’의 가치를 경찰의 수사과정..

心/여성 2013.03.11

한국사대동반, '성평등한 첫만남'

♀성평등한 첫만남♂ 을 그리며, 이제 막 대동반의 문을 들어선 당신에게 드립니다. ‘남자와 여자는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제 대학생들의 상식이 되었습니다. 여대생들의 숫자도 늘어나서 어문계열과 사범계열에서는 여학생의 비율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학교 수업에는 여러 여성학강좌가 개설되었으며 학회나 동아리의 대표자리에 여학생이 나서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듯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변화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가 어디쯤 서있는지 조금 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세상은 그리 쉽게 변하지 않는 것 같네요. 대다수의 여성이 같은 양질의 일을 하고도 남성보다 적은 보수를 받고, 여성의 성은 여전히도 자연스럽게 술자리 안주감으로, 때에 따라서는 돈으로 사고팔 수 있는 ..

心/여성 2013.03.08

대추리 이장이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

노무현 대통령님께.... 대추리 이장 김지태가 드립니다. 대통령님. 당신은 이번 싸움에 철저히 졌습니다. 국가안위를 책임져야 할 대통령으로써 철저히 국민의 심장에 비수를 꽂았고 그로인해 이제 이곳 주민들은 철저히 대통령님을 버렸습니다. 행정대집행을 하기앞서, 군병력을 투입해 철조망을 치기 앞서 미국의 협박에 의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분명히 밝혔어야 합니다. 감히 대통령님께 당신이란 표현을 써서 국가원수 모독죄가 될지 모르지만 당신한테는 너무도 과분한 표현입니다. 당신이 국정을 맡으면서 추구하고자 한 것이 과연 이것입니까. 계속해서 언론에선 보상과 이념의 문제라고 합니다. 더 이상 싸우고 있는 주민을 욕되게 하지 마십시오. 수차례 말했지만 보상엔 관심없습니다. 이곳에 그대로 사는게 최선의 방법입니다. 그리..

心/거리 2013.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