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대동반 후배들에게 새벽에 적는다. 나는 참 못난 선배이다. 9년 동안이나 학교를 맴돌면서 만난 후배만 200명이 넘지만 고학번으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적은 거의 없고 후배들에게 신세지기 일쑤다. 가끔은 내가 보기도 한심해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한국사대동반이라는 낯선 공간에 들어왔을 너희가 저 늙은이를 봤을 때 얼마나 당황했을까?다만 내가 한 가지 노력했던 것은 권위적인 사람이 되지 않으려 했던 것이다. 너희보다 나이가 많고 학교에 일찍 들어왔다는 이유로 꼰대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어떤 사람은 내가 골목대장 놀이에 심취했다고 하지만 나는 그저 쉬운 사람이 되고 싶었을 뿐 선배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믿어 줄지는 모르겠지만.너희에게 미안한 점이 너무나 많다. 한국사반은 약간 이상한 곳이다. 이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