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북경 답사 1차

북경여행기 - 4일 (천단공원1: 기년전, 황건전)

同黎 2015. 9. 17. 18:27



이제 잠시 나머지 3명의 시점으로 돌아간다.

지하철 5호선 천단동문(텐탄둥먼)에서 내리면 바로 천단공원 동문으로 들어간다.

천단공원 동문은 천단의 동북쪽에 위치해있으며 여기서 관람하면

기년전-황궁우-환구단(원구단) 순으로 관람하게 된다.

본래 동선과는 역순인 셈이다.


입장권

통표 35위안이다.


천단공원 현판


천단공원(天壇公園) 경내도

보면 북쪽은 둥글고, 남쪽은 직각인 희한한 모습을 하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이는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천원지방의 설을 따른 것이다.

천단인데 왜 땅이 나오냐면, 천단이 처음 세워진 영락제부터 명나라 가정제 때까지는

여기에 천단(원구)과 지단(방택)을 한꺼번에 모셨기 때문이다.

때문에 천단이 아니라 천지단이라고 하였다 하는데 가정제 이후 지단을 분리하고 일단과 월단을 만들어

천지일월에 대한 제사를 분리했다. 그리하여 대사전(大祀殿)이라는 건물 남쪽에 둥근 환구를 지었다.

환구제(원구제)를 지내는 환구단(원구단)과 기곡제를 지내는 기년전을 세웠다. 이런 양식은 독특한 것이다.

1916년 위안스카이(원세개)가 중화민국을 배반하고 맘대로 중화제국을 선포하는데 즉위식을 여기서 했다.

그러나 불과 3개월만에 중화제국은 해체되고 1918년 중화민국은 천단을 공원으로 만들어 개방한다.


천단공원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길


저 멀리 기년전이 보인다.



멀리 문이 보인다.


동문은 정식의 문이 아닌 담을 뚫어 만든 문으로 보인다.


이곳으로는 제사의 실무를 담당한 하급 관리나 악사 등이 드나들었을 것이다.


안으로 들어가면 기년전으로 통한다.


운동하는 시민들


이렇게 비가 오는 데도 운동하다니


건물을 제외한 그냥 입장료는 15위안인데 이 사람들이 돈 내고 들어와서 운동하지는 않을 거고

아마 인근주민은 신분증을 내면 무료로 들여 보내주나보다.


이제 제사공간인, 한 단 높이 올라간 내단으로 올라간다.


계단을 올라가면


기년전을 둘러싼 칠십이장랑(七十二長廊)이 보인다.

72칸이라고 하여 이름 붙은 회랑으로 제물을 요리하는 부엌인 신주(神廚)에서 마련한 제물을 제사 지내는 기년전까지 비바람이나 먼지에 더럽혀지지 않도록 정갈하게 운반하기 위해 만든 복도라고 한다.

 

장랑 너머로는 재생정(宰牲亭)이라는 건물이 보인다.


재생정은 제사를 지낼 때의 희생, 즉 양·소·돼지 등을 천자가 살피던 곳이다.

이러한 희생 점검 의식은 예로부터 군주가 직접 살피는 중요한 의식으로

부모가 먹는 음식을 자식이 점검한다는 효의 의식과 연결되어 있다.

재생정에서 점검된 희생물은 신주로 옮겨져 익혀지거나 조리된다.


이제 칠십이장랑을 따라 기년전으로 가야한다.


비가 온다


천단공원에는 이렇게 건물보다 숲이 더 많다.

제단 주변에 숲을 조성하여 조용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관광객들


그나마 이런 공원이 있어 베이징도 살 만한거다.



태극권하는 노인들


장랑을 따라 가는 길



들 장랑 난간에 걸터앉아 있다.


원래는 이렇게 뚫린 건물이 아니라 사방이 벽으로 막혀있었다고


장랑에서 보이는 부속건물



제기를 보관하는 장소로 보인다.


이렇게 계속 장랑을 따라가다보면


드디어 기년전 동문이 보인다.


동문으로 들어간다.


3층짜리 웅장한 기년전의 모습이 보인다.


기년전 전경

북쪽엔 황건전, 동서로 배전, 남쪽에 기년문이 보인다.

사각의 담에 둘러쌓여있다.


아름다운 3층 청색 기와의 원형건물에 금빛의 보주를 가운데 세운 인상깊은 건물이다.


특히 원벽한 원형에 가까운 아름다운 건축은 감탄을 자아내게 된다.


기년전(祈年殿)은 기곡단(祈穀壇)이라는 한백옥으로 만든 3층의 단 위에 올라가 있다.

뒤에 볼 환구단(원구단)과 마찬가지로 단순한 월대가 아니라 그 자체로 제단인 셈이다.


기년전과 기곡단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기년전은 기곡제 혹은 기년제라고 불리는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기곡제는 매년 맹춘, 즉 초봄에 지내는 제사로 한 해 농사의 풍작을 비는 제사이다.

또한 여기서 기청제, 기우제, 기설제 등도 지냈다고 한다.

조선의 경우 대부분의 기곡제나 기우제는 주로 사직에서 지냈는데 천단이 없었기 때문이다.


기년전 뒤로 황건전이 보인다.


이제 기년전으로 올라간다.

기년전의 기곡단에는 총 8개의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기년전 현판


기곡단은 직경 32미터에 높이 6미터, 기년전은 높이 38미터로 거대한 구조물이다.

위압각이 느껴진다.


기년전은 영락제 때 대기전 혹은 대향전이라고 불렸던 건물이었지만 건륭제 때 이를 확대·중수하면서

지금의 짙은 청색의 대형 원형건물로 바뀌었다. 덕분에 하늘과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건물이 되었다.

그 후 1889년 벼락을 맞아 불탄 것을 다시 지었다고 한다.

쇠락한 청나라에서 지은 것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건물이다.


기년전 정남면


3층 원형의 건물

안 보이지만 기년전을 둘러싼 장랑은 정방형으로 천원지방의 형상을 잘 보여준다.


기곡단은 3단으로 각 단마다 답도에 조각이 새겨져 있다.


단 아래에는 정 모양의 향로도 보인다.



이종욱 기념사진



정광조 기념사진


기년전 현판


배전

원래는 신위를 모시는 곳인데, 지금은 전시관으로 쓰이고 있다.


정면의 기년문

황건전과 함께 천단의 유이한 명대 건축물이다.


설명문


1층 답도의 조각

산과 구름이 새겨져 있다.


명대의 조각작품이다.



산과 구름 속으로 길상문이 새겨져있다.


2층 답도의 조각


산 위로 두 마리 봉황이 놀고 있다.



귀족적 풍취가 물씬 풍기는 조각이다.


마지막 3층의 조각


산 위에 두 마리의 용이 뛰놀고 있다.


오래되서 그런지 갈라진 부분도 보인다.


기곡단 위의 정


팔괘문이 새겨져있다.



드디어 단 위로 올랐다.

직경 25미터의 기년전 본전이다.


정재현 기념사진


기년전 현판은 왜 한문으로만 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현판과 보주


이종욱도 기념사진


정 너머로 보이는 기년문(祈年門)


당당한 모습이다.


기년전 내부


내부의 대리석으로 만든 단 위에는 신위가 모셔져 있다.


모시고 있는 신위는 황천상제(皇天上帝)의 것으로 만문과 한문을 병기하였다.


제단 사방의 4개 기둥에는 금으로 아름다운 무늬가 새겨져있다.


제단과 4개의 기둥을 중심으로 수십 개의 기둥이 삼중의 원을 이루면서 배치되어 있다.

이 기둥 수에는 다 의미가 있다고 한다.


바닥은 대리석으로 되어 있다.

본래 자연적으로 용문과 봉황문이 있었다고 하는데 화재 이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고 한다.


내부의 모습


황천상제는 도교의 최고신으로 볼 수도 있지만 유교에서 역시

天=상제의 개념이 있기 때문에 유교적 개념이기도 하다.

거기다가 만주족 고유의 하늘신을 뜻하기도 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황천상제는 복합적 성격으로 숭배되는 신이다.

하지만 모습을 지닌 인격신이라기보다는 좀 더 추상성이 강한 신이라고 하겠다.


가운데의 4개 기둥은 금박을 입혔으며 4계절을 뜻한다.

가운데의 12개 기둥은 1년의 12계절을 뜻한다. 그리고 그 밖의 12기둥은 하루의 12시를 뜻한다.

그리고 이 24개의 기둥은 1년은 24절기를 뜻하며 다시 4개의 기둥을

합하면 하늘의 사방을 지키는 28수의 별자리를 뜻한다.

건물 하나를 세우면서 이런 저런 계산을 다 해놨다.


황천상제 외에도 좌우에는 여러 신의 신위가 모셔져 있는데 어떤 신인지는 알기 어렵다.


기년전의 천장

기년전은 대들보 없이 공포와 나무토막 수십 개를 짜맞추어 지은 건물로

독특한 중국 제사 건축을 보여주는 귀중한 건물이다.

 

기년전 정북쪽에는 황건전이 있다.


역시 푸른 기와로 장식된 황건전(皇乾殿)은 명대의 건축물이다.


황건전 현판


황건전은 기년전에 속한 건물로 기년전에서 모시는 황천상제의 신위를 모시며,

그 좌우로는 역대 황제의 신위가 모셔져있다.


황건전 정면



황건전 현판

명 가정제의 친필이라고 한다.


황건전 내부


대리석으로 만든 단 위에는 황천상제의 위패가 모셔져있다.


대리석의 단 위에 나무로 깎은 높은 단을 만들어 또 계단을 만들고 신위를 모신 모양이 특이하다.



단 아래에는 5개의 기본 물품, 즉 향로와 2개의 촛대, 2개의 꽃병이 모셔져있다.


황천상제의 신위



황천상제 신위 좌측의 여러 신위들



황천상제 신위 우측의 여러 신위들


측면에서 본 중앙 제단 


황건전에서 바라본 기년전


황건전 정면에는 3개의 남유리기와문이 있다.


서쪽은 작은 고희문(古希門). 설명문이 있고 왠지 건륭제와 관련이 있을 것 같은데 잘은 모르겠다.



동서배전

원래 신위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지금은 전시장이 되었다.


제기로 쓰였던 청화백자 접시


역시 제기

곡식을 담는데 쓰였다.


옥벽인데 무엇에 쓰는지는 잘 모르겠다.


청동 문관상


청화백자 잔


청유 제기

조선은 거의 청동기를 재현하여 놋쇠로 만든 제기를 썼는데 여긴 도가지 제기가 많다.


보라는 제기

곡식을 담던 제기이다.


항아리


나무 제기


짚으로 만든 제기



남유자기로 만든 자기


이런 도자기 제기는 거의 광서제 때의 것이라고


술을 올리는 작


도금한 향로


국을 담던 제기


명나라 대의 백자 제기


작의 일종


술을 담던 주전자


술을 뜨던 국자


폐백을 담던 함


기년전 내부 구조 모형


금나라 시대의 비석이다.


유리기와들도 전시 중이다.


난간석 일부


청동으로 만든 솟대의 꼭대기 장식


건륭제 때의 기와와 명대의 벽돌


의화단의 난 당시 털렸던 유물 조사서 등이 전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