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남의 글 35

계급의 정의 - 근현반

일단 계급이라는 용어는 아무래도 맑스의 영향이 크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계급이라는 용어를 쓰는 모든 이들이 맑스가 사용한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좀 엄밀하지 못하게 '막' 쓰는 경향이 있는 듯 합니다. 하지만 우리 근현반은 엄밀하게 사용해야 겠죠. 맑스가 말한 '계급' 의 정의부터 봅시다. 뭐, 책에 나오는 것은 아니어서 권위가 있지는 않지만 일단 아주 기본적인 정의를 나름대로 내려보면 [생산수단과 관계맺는 방식에 따라 분류할 수 있는 인간집단] 정도일 것 같습니다. 생산수단은 다들 아시듯이 (모르나?) 생산을 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들입니다. 기계, 재료, 토지 등등... 다음, '생산수단과 관계를 맺는다'고 했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생산수단을 법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소유/..

雜/남의 글 2013.03.14

민족-국가 - 근현반

민족-국가가 유대양식으로 자리잡혔다는 것은 곧 계급투쟁의 장소가 민족-국가였음을 의미합니다. 자본은 국가의 화폐/노동력에 대한 개입없이는 단 하루도 버틸 수 없으며, 이를 빚대어 발리바르는 "모든 부르주아지는 국가 부르주아지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자본은 항상 국가의 개입에 힘입어서 노동과정의 냉혹한 제약들과 분업을 통해 잉여가치를 착취한 것이지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민족-국가에서 민족의 구성원은 자유-평등을 향유할 수 있으며 또 그럴 때에만이 그 유대양식이 유지되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반)주변부에서 팽배한 것이 바로 발전주의입니다. 발전주의라 함은 바로 이 자유-평등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경제발전에 매진해야 한다는 논리이며, 자유-평등을 미래의 상(장미빛 미래)으로서 약속하..

雜/남의 글 2013.03.14

계급 - 근현반

근현반에서 몇년동안 후배들과 공부했었지만, 이런 질문들을 하는 1학년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이는 세연군이 커리를 꼼꼼이 읽을 뿐만 아니라 글의 행간 또한 잘 파악했다는 것과 사회모순에 대한 세연군의 관심이 어느정도인지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훌륭한 학회원인 것 같군요. ^^ 세연군의 질문은 80년대 유행했던 사회주의 변혁론(지금은 스탈린주의라고 불리는)의 주요명제들을 묻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너무나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고 현재 얼마만큼의 유효성이 있을까하는 고민 때문에 답을 할까말까 하다가 간단히만 써보기로 했습니다. 이 답은 어디까지나 그 변혁론에 입각하고 있음을 명심하십시오. 그렇습니다. 쁘티부르주아에는 지식인, 소상인/소기업주, 농민 등이 모두 포함됩니..

雜/남의 글 2013.03.14

아르헨티나 페론이즘의 실체와 포퓰리즘

아르헨티나 페론이즘의 실체와 포퓰리즘 김영길의 '남미 리포트' 페론 사망 30주년을 맞아 아르헨티나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장기집권(3선)을 했고 아르헨 정치인 가운데 가장 유명한 후안 도밍고 페론이 사망한 지 7월 1일로 30년이 지났다. 아르헨티나의 모든 언론들은 페론 사망 30주년을 맞아 페론의 업적 재평가 작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유력 일간지들은 페론의 업적과 당시의 보도 자료들을 재구성해서 특집을 꾸미는가 하면 TV매체들은 페론 집권 당시의 업적들을 화면으로 구성해 하루 종일 내보내고 있다. 아르헨티노들의 뿌리깊은 반미정서, 국민들 사이에서 식을 줄 모르는 페론에 대한 향수, 한국이 정치ㆍ경제적으로 어려울 때마다 반면교사로서 단골 메뉴로 활용되는 포퓰리즘과 페론이즘의 실체는 아르..

雜/남의 글 2013.03.12

젊은이여 시대에 불온하라. - 홍세화

젊은이여 시대에 불온하라. 그대는 대학 수학능력 시험을 마쳤다. 그동안 “대학 가서 미팅 할래, 공장 가서 미싱 할래”라는 구호를 당연한 말인 양 받아들였다.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이 자아실현의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데 있다면, 그것은 ‘타자에 대한 상상력’을 전제한다. 그러나 그대에게 타자는 더불어 사는 연대의 대상이 아니라 경쟁대상이었을 뿐이다. 무엇보다 그대는 노동의 가치를 능멸하는 반교육적 환경에 있었다는 점을 성찰해야 한다. 왜냐하면, 앞으로 노동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그대가 이미 ‘나를 배반하는 의식’을 내면화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우리나라 헌법 제1조는 말하고 있지만, 그대는 공교육 과정을 통해 민주공화국의 구성원으로서 민주적 시민의식과 공공성의 가치관을..

雜/남의 글 2013.03.12

누가 감히 시대정신을 말하는가

87년체제는 6월만 있고 7,8,9는 없고 [기고] 누가 감히 시대정신을 말하는가배성인(편집위원,한신대) / 2007년06월12일 9시15분6월 항쟁 20주년을 맞이하여 사회 각계각층에서 이를 기리는 다양한 행사들이 개최되었다. 서울, 부산, 광주, 수원 등 전국에서 다채로운 기념행사가 열렸다. 각 언론매체에서도 관련 기획․특집 기사와 방송을 연일 쏟아내면서 일반 대중들에게 잃어버린 기억을 되살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게다가 국가 기념일 이란다. 이쯤 되면 감회가 남달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시대정신 계승과 뫼비우스의 띠 올해는 10주년 보다 더욱 화려하고 다양하며, 국가와 일부 시민운동단체 중심으로 치러졌다는 것이 다른 것 같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위기의식의 절박함에 대한 발로이기도 하다. 최근..

雜/남의 글 2013.03.11

LG-POSCO 경영관을 구경한 학생들에게

LG-POSCO 경영관을 구경한 학생들에게 경영대학에서 건축비 전액을 자체 모금해서 건립된 LG-POSCO 경영관이 개관된 오늘, 나도 여러분과 함께 구경을 했습니다. 세계 유명 경영대의 건물들을 한 달 동안 답사한 후 설계한 건물, 롯데 호텔처럼 지었다고 자랑하는 건물, 교수들이 발벗고 나서서 모금해서 지은 건물, 우리나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고급 수준의 대학 건물을 둘러보면서 여러분들 못지 않게 나도 감탄을 연발했습니다. 게다가 세계적인 스타급 연사인 앨빈 토플러의 강연까지 개최하는 경영대의 재력은 그야말로 구경꾼의 기를 죽이기에 충분했습니다. 사랑하는 학생 여러분, 대리석과 고급 마감재로 장식한 복도를 걸으면서 여러분은 무엇을 느꼈습니까? 이 정도로 최고급의 대학 건물이 우리 캠퍼스에 지어졌..

雜/남의 글 2013.03.08

인촌이 흑막에 싸인 날

인촌이 흑막에 싸인 날 /산하 제가 졸업한 학교의 본관 앞에는 한 사람의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인촌 김성수. 이 양반의 과거 행적에 대해서야 의견이 분분합니다만,어쨌건 구리옷 입은 인촌은 수십년 동안 학교 본관 앞 정 중앙에서 안암의 언덕을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동상 뿐 아니라 원래는 그 묘지도 학교 안에 있었습니다. 문과대 뒤 그윽한 숲속 깔끔한 잔디 자락에 자리잡았던 인촌묘소는 그 호젓한 분위기 덕분에 학생들의 단골 술자리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지하의 인촌이 이놈들아 시끄럽다~~~~ 무덤을 뚫고 나오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우리는 떠들었고 노래 불렀고 꽹과리를 두들겼습니다. 그 꼴을 보다 못해선지, 아님 다른 명당을 찾았는지 인촌 묘소는 다른 곳으로 옮겨졌습니다. 헌데 학교 안에 또 하나의 인..

雜/남의 글 2013.03.08

대중운동

흔히 대다수 활동가들이 현재 운동의 어려움을 '대중의 탈정치화',' 대중의 무지몽매함'의 탓으로 돌리는 모습을 본다. 이러한 논지를 빌리자면, 전반적인 대중들의 상황이 그러하기때문에 어떠한 대중정치의 가능성도 사고할 수 없을 것이다. 단지 대중들을 보다 '정치화'하고 보다 ' 우리의 말을 잘 알아들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을 제외하고는,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오직 대중들의 곳곳에 들어가서 그들의 의식수준 전반을 끌어올리기 위한 각종 교육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선차적인 과제로 부각될 뿐이다. 이들의 상황분석이 타당하고 유의미한 것이라면, 기실 우리의 실천전반을 '대중정치활동'이라는 이름으로 사고할 필요는 전혀 없다. '의식적으로 조직된 인자들의 운동'과 '의식적으로 조직되기 위한 대규모의 교육사..

雜/남의 글 2013.03.08

연대

독일의 나치는 처음에 공산주의자를 죽이려 하였습니다. 나는 공산주의자를 위한 어떤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다음에 나치는 유태인을 죽이려 하였습니다. 나는 유태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 나치는 노동 조합원을 죽이려 하였습니다. 나는 노동 조합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나치가 천주교인을 죽이려 할 때 나는 천주교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에는 나치가 나를 죽이러 왔습니다. 그 때는 나를 위해 말해 줄 사람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 독일 루터교의 한 목사의 고백

雜/남의 글 2013.03.08

혁명 - 최원

혁명은 '목표'가 아니라 '정세'일 뿐이라는 점, 우리는 혁명을 목표로 삼는 것이 아니라, 정세로서의 혁명 속에서 수행하거나 수행할 수 없는 다수의 곤란한 목표들을 가지고 있을 뿐이라는 점을 볼 것. 그리고 혁명 속에서 수행하거나 할 수 없는 다수의 목표들이 문제인만큼, 혁명은 여전히 어떤 '정치'가 가능해야할 공간으로 남아있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할 것. 만일 혁명이라는 정세가 정치가 불가능해지는 정세로 둔갑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혁명이 아니며 가장 끔찍한 결과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이해할 것. 혁명 속에서 무엇이 정치를 가능하게 만드는가, 혁명 속에서 정치를 가능하게 만드는 또 다른 정치는 어떤 것인가를 사고할 것. -최원이 쓴 글 중 일부

雜/남의 글 2013.03.08

파업의 정치학: 파업과 계급투쟁

파업의 정치학: 파업과 계급투쟁 진보평론 제3호고민택(진보평론 편집위원)/남구현(한신대 교수/사회복지학) 1. 들어가는 말 ‘파업’(strike)이란 자본주의사회에서 노동자계급이 전개하는 직접적인 투쟁의 한 형태로 정의될 수 있다. 이 점에서 파업은 말할 필요도 없이 역사적 산물이다. 그런데 파업은 자본주의 사회 이전에 피지배계급이 행했던 투쟁 또는 저항들과 비교해 볼 때, 지배계급에 대해 대항하는 투쟁이라는 측면에서는 동일(연속)성을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분명한 비동일(연속)성도 지니고 있다. 그러한 비동일성의 한 측면은 파업의 합법성이다. 물론 파업이 언제나 합법의 영역에 속하는 것은 아니다. 정세적 영향이든, 법․제도의 제약이든, 이데올로기적 파급이든 파업은 언제나 불법의 경계를 넘나든다. 그렇지만..

雜/남의 글 2013.03.08

전쟁과 평화의 모호성이라는 쟁점 - 최원

(철학에세이) 전쟁과 평화의 모호성이라는 쟁점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침략전쟁이 대규모로 준비되고 있는 동안 지구촌의 곳곳에서는 반전운동의 열기가 드높다. 그리고 이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왜 우리는 반전의 구호를 외쳐야 할까? 평화란 유일무이한 가치인가? 윤리적인 차원에서 고려한다고 할지라도 전쟁과 평화의 문제가 곧바로 명쾌하게 정리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칸트는 어떤 네덜란드 여인숙 주인이 간판에 새겨놓은 풍자적인 문구에 관해 언급한 적이 있다. 그 것은 “영구 평화(Perpetual Peace)”라는 말이었는데, 배경에는 아이러니컬하게도 무덤이 그려져 있었던 것이다. ‘묘지의 평화라니, 그것은 우리가 바라는 평화는 아니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순간 이미 평화 그 자체는 의심되..

雜/남의 글 2013.03.08

왜 사회주의인가? - 알버트 아인슈타인

왜 사회주의인가? (WHY SOCIALISM?) - 알버트 아인슈타인 경제나 사회 문제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사회주의에 대한 견해를 표현해도 되는 걸까? 나는 몇 가지 이유로 그렇다고 믿는다. 먼저 과학적 지식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생각해보자. 방법론상으로 천문학과 경제학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는 것 같지 않아 보인다. 두 분야의 학자들은 모두 많은 현상들의 관계를 가능한 한 명확하게 하기 위해 현상들의 일반적인 법칙을 찾으려고 시도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방법론 차이가 분명히 있다. 경제학에서 일반 법칙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따로 떼어내서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려운 많은 요인들이 경제 현상들에 종종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른바 인류의 문명사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축적된 경험..

雜/남의 글 2013.03.08

민족과 민족주의 - 최원

다소 내가 장황하게 얘기했던 신자유주의하에서의 민족-국가와 민족주의의 새로운 국면에 대해 최원씨가 예전에 간략하게 적은 글입니다. 지금 생각으로는 합숙 때에 유대양식으로서의 민족-국가와 생산양식으로서의 자본주의 세계체제를 2차세계대전이후부터 살펴볼 생각입니다. 다만 세미나가 2차로 한정된 관계로 깊게 들어가기는 힘들듯 합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예정이며, 작업 중에 변경될 수 있습니다;;; 1. 민족은 중심에서만 존재했다. 2. 주변과 반주변은 항상 과소민족에 불과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증거는 명백하다--분단) 3. 주변에서의 민족주의는 중심의 제국주의적 식민지 쟁탈 전쟁, 정복과 지배에 대한 저항과 해방을 위해서 채택되었던 이데올로기였고 그러한 싸움을 조직하는데 긍정적인 방식으로 작동하기도..

雜/남의 글 2013.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