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이력서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는 말은 식상하지만 사실이다. 한 사람의 신체는 무엇을 얼마나 먹고 자랐느냐에 (절대적이진 않을지라도) 좌우되듯이 한 사람의 사고는 무엇을 얼마나 읽고 자랐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내 경우만 보더라도 아주 어릴 적에 읽었던 책이 의외로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러 증언에 따르면 나는 어릴 적부터 책을 좋아했다고 한다. 태어나서 처음 꽂힌 것은 선풍기였는데 선풍기 날개에 손을 집어넣었다가 식겁한 후로는 책에 꽂혔다고 한다. 내 기억에도 자기 전에 엄마 아빠나 이모에게 동화책 읽어달라고 조르던 기억이 난다. 꽤나 성가신 아이였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집에는 아이가 읽을 만한 책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책을 읽으러 교회로, 또 같은 동네 살던 아는 형의 집으로 전전..